미(美) 상원이 북한을 ‘불량 국가(rogue state)’로 지칭하고 미국과 동맹국을 위협하는 최첨단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난 20일 “북한에서 플루토늄 분리와 우라늄 농축 등 핵 프로그램이 전속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미국도 북한의 핵 고도화에 대해 경고하고 나선 것이다.

미 상원 국방위원회는 22일(현지 시각) 2022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을 본회의에 제출하면서 부속 보고서(report)에서 “북한은 소형화된 핵탄두와 전술핵무기, 독립적으로 여러 표적을 겨냥할 수 있는 핵을 장착하고 재진입이 가능한 미사일 발사체 개발 등 공개적으로 발표한 계획들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또 “사정 거리가 다양한 고체연료 탄도미사일과 핵추진 잠수함 체계, 극초음속 활공비행체(HGV·Hypersonic Glide Vehicle) 개발도 공개적으로 추구하고 있다”고 했다.

빈라덴 제거 美부대 '김정은 참수작전' 훈련 - 미군 제320 특수작전대대 소속 대원들이 북한의 신형 순항미사일 도발 다음 날인 지난 13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참수 작전’일환인 야간 침투 훈련을 하고 있다. 참수작전은 적(敵) 핵심 수뇌부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외과 수술식으로 없애는 작전이다. 미군은 이를 통해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 등을 제거했다. /주한미군특전사 페이스북
 
빈라덴 제거 美부대 '김정은 참수작전' 훈련 - 미군 제320 특수작전대대 소속 대원들이 북한의 신형 순항미사일 도발 다음 날인 지난 13일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참수 작전’일환인 야간 침투 훈련을 하고 있다. 참수작전은 적(敵) 핵심 수뇌부의 동선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외과 수술식으로 없애는 작전이다. 미군은 이를 통해 알카에다 수장 오사마 빈라덴 등을 제거했다. /주한미군특전사 페이스북

상원 군사위가 언급한 HGV는 전쟁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 무기로 분류된다. HGV는 탄도미사일에 탑재돼 150km 정도까지 올라간 뒤 추진체와 분리돼 활공 비행을 하다가 목표물 상공에서 마하 5 이상의 극초음속으로 낙하한다. 예측이 불가능한 비행 궤적을 보여 현존 미사일 방어(MD) 체계로 요격하기 어렵다. 북한 김정은은 지난 1월 8차 노동당 대회에서 HGV를 포함한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공식화했다.

미 상원의 NDAA 초안에도 하원과 마찬가지로 주한 미군을 일정 수 이하로 감축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규정은 빠졌다. 2021년도 NDAA엔 “한국에 배치된 현역 병력의 총 인원수를 2만8500명 이하로 줄이는 데 예산이 쓰여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있었다. 과거 트럼프 행정부가 미 의회나 동맹인 한국과 상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주한 미군을 감축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안전 장치’였다. 이 조항이 빠진 데 대해 일각에선 ‘주한 미군이 언제든 감축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지만 미 행정부는 “축소 가능성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바이든 미 대통령이 최근 지시한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 검토’ 등과 맞물려 주한 미군이 ‘대중 견제’ ‘남중국해 갈등에 대한 대응’ 등으로 성격과 역할이 바뀔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주한 미군은 이날 북한이 지난 11~12일 신형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직후인 13일 평택 기지에서 김정은 등 북한 수뇌부를 대상으로 한 ‘참수 작전’ 훈련을 실시한 사실을 공개했다. 이례적으로 훈련 사진도 여러 장 올렸다. 미 특수작전사령부에서 참수 작전에 투입하는 합동최종공격통제관(JTAC) 등 핵심 전력이 티크 나이프(Teak Knife)로 불리는 참수 작전 훈련에서 야간 침투 임무 등을 연습했다는 것이다. 각종 신무기를 개발하면서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는 북한에 대한 경고로 해석됐다.

미군 요원들은 주요 시설에 침투, 폭격을 유도하거나 적 후방에서 항공 임무 등을 수행하는 훈련을 했다. 미 본토 특수전사령부와 일본의 인도·태평양사령부에서 C-130J 수송기, MH-60 등 장비도 전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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