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뉴시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뉴시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32년 하계 올림픽 개최 우선 협상지로 호주 브리즈번을 선정했다고 24일(현지 시각) 밝혔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이날 화상 브리핑에서 “집행위원회는 하계올림픽 미래유치위원회의 이 같은 우선 협상 지역 선정 권고를 만장일치로 승인했다”고 했다.

남북이 서울과 평양에서 공동 개최하는 구상으로 2032년 하계 올림픽 유치를 추진해 온 정부는 목표에서 한 발 멀어지게 됐다.

2018년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북한과 공동개최 추진을 합의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신년사에서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공동개최는 남북이 한민족임을 세계에 과시하고 함께 도약하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2019년 유엔총회 참석 중 바흐 위원장을 직접 만나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 /로이터 연합뉴스

스위스 로잔의 IOC 본부. /로이터 연합뉴스

IOC는 브리즈번을 선정한 주된 이유로 2000 시드니 올림픽과 2018 골드코스트 커먼웰스(영연방 국가들의 올림픽) 등 호주의 국제 스포츠대회 개최 경험의 수준이 높고, 7~8월 유리한 기후 조건을 갖췄다는 점을 꼽았다.

또 국제 대회 수요를 충분히 충족하는 교통 인프라와 올림픽 교통 관리 경험, 기존 또는 임시 경기장의 80~90%를 이용하는 지속가능한 대회 비전을 제시했다는 점도 주효했다. 브리즈번은 스포츠 경기장 21개를 보유하고 있다.

바흐 위원장은 “올림픽 스포츠에 대한 호주와 오세아니아의 헌신은 환상적인 시드니 올림픽 이후 눈에 띄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브리즈번은 IOC와 단독 회담을 통해 구체화된 계획과 재정 옵션 등 더 자세한 논의에 들어가게 된다. 다만 다른 도시들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대화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2019년 IOC는 차기 유치 도시를 7년 전에 결정하도록 하는 조항을 올림픽 헌장에서 삭제했다. 또 유치 도시를 여러 도시와 지역, 나라로 광범위하게 다루기로 했다. 기존의 경직된 조항 때문에 개최 도시를 선정하는 과정이 불공정하고 시간·비용 소모가 너무 크다는 비판이 나오자 투명성을 높이고 간소화하겠다는 취지다.

호주와 남·북한을 비롯해 카타르 도하, 헝가리 부다페스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터키 이스탄불, 인도 뉴델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독일 라인-루르, 중국 청두와 충칭 등이 2032 하계 올림픽 유치 신청을 했거나 도전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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