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권에서 망명한 북 조성길(왼쪽) 이탈리아 주재 대리대사와 류현우 쿠웨이트 주재 대리대사.
문 정권에서 망명한 북 조성길(왼쪽) 이탈리아 주재 대리대사와 류현우 쿠웨이트 주재 대리대사.

고위급 탈북민들이 문재인 정부의 의도적 홀대로 생활고까지 겪고 있다고 한다. 2년 전 귀순한 류현우 쿠웨이트 주재 대리대사와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대리대사 등은 아직 뚜렷한 직장이 없다. 전 정부까지만 해도 고위직·전문직 탈북민들은 국정원이나 산하 연구원에 자리를 잡았다. 미 CIA도 모르는 북한 고급 정보가 많았고 북한에 대한 내부 시각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류 대사는 ‘한국 정부에서 연구원 취직을 요청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고 했다. 국정원 산하 연구원은 고위급 탈북민을 새로 뽑지 않고 있다. 연구원 고문에서 해촉된 황장엽 전 비서 탈북 동료가 ‘생계 곤란’을 호소하는 지경이다.

북한에서 검사였던 탈북민은 포장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법무부·통일부 등에서 북한 검사보다 북한 검찰 행태에 더 정통한 사람이 있나. 탈북 외교관의 아내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교수 출신 탈북민은 막노동을 한다. 이들은 특별 대우를 바라지 않는다. 일반 탈북민이 모르는 북 정보와 경험을 한국 사회에 제공하고 활용할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정부는 ‘고위 탈북민 홀대는 없다’고 했다. 거짓말이다. 고위 탈북민들이 대표인 단체 지원을 중단했고 사무 감사도 했다. 한 고위급은 “군(軍)이나 지자체가 요청하던 안보 강연도 거의 끊겼다”고 했다. 수입원을 차단한 것이다. 탈북 외교관인 태영호 의원을 향해 청와대 행정관 출신 민주당 의원이 “변절자의 발악”이라고도 했다. 이것이 이들의 진심이다. 북 정권이 고위 탈북민을 공격하는 말이 바로 ‘변절’과 ‘배신’이다.

북 해외 주재관의 입국이 2013년 8명에서 2014년 18명, 2015년 20명으로 늘었다고 당시 국정원이 보고했다. 대부분 북 엘리트들이다. 그런데 최근 이들의 망명이 상당히 줄었다고 한다. 코로나로 북 해외 인력이 줄기도 했지만 한국에 가면 생활고에 시달린다는 소식을 들었을 것이다. 문 정부의 고위급 탈북민 홀대는 북 고위급에게 한국에 오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탈북을 원천 봉쇄하는 것이다. 김정은 남매가 가장 바라는 것이다. 고위 탈북민 홀대는 북한 폭력 집단의 생존을 돕고 그들의 반인륜 범죄를 방조하는 것이다. 문 정권의 친북 행태는 여기까지 나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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