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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일의 입] 북한은 핵 보유국, 한국은 “문재인 보유국”
김광일 논설위원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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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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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 시청자들에게 화제는 온통 ‘문재인 보유국’이라는 말이었다. 박영선 전 중기부 장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말이다. 일요일에 이렇게 썼다. “오늘 문재인 대통령 생신. 많이 많이 축하드린다.”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이다.” “벌써 대통령님과 국무회의에서 정책을 논하던 그 시간이 그립다.” 어제가 문 대통령 생일이 맞다. 그래서 생일 축하 메시지를 올린 것이다.

서울시장 후보로서 ‘당심’과 ‘민심’, 그 어느 것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박영선 전 장관 입장에서는 여론조사와 민심 지지율에서는 어느 정도 앞서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쪽인 강성 친문 진영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절박함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이라고 한 표현은 일요일 내내 구설수에 오르면서 화제가 됐다. 대통령의 마음, 즉 ‘문심(文心)’을 얻기 위한 경쟁이 아무리 치열하다고 해도, ‘문재인 마케팅’이 아무리 절박하다고 해도, ‘문재인 보유국’이란 표현은 너무 나갔다는 것이다.

‘보유국’이란 말은 주로 ‘핵보유국’을 말할 때 쓰는 것인데, 그리고 지금 북한 김정은은 올해 벽두 당 대회에서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온 세계에 천명하고 있는데, 거기다 대고 “대한민국은 문재인 보유국”이라고 했으니 비유 자체가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여권에서 서울시장 경선이 본격화하는 데서 빚어지고 있다. 주말 박영선 전 장관은 서울에서 남대문시장 찍고 봉하마을로 달려가기도 했다. 우상호 후보는 “이제 드디어 혼자가 아니다”고 했다. 경쟁자를 반기는 듯 했지만 이제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됐다는 신호탄처럼 들리기도 했다.

박 전 장관은 토요일엔 이낙연 대표 등과 남대문시장을 방문했는데, 일요일엔 봉하마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것이다. 박영선 의원은 이런 글을 올렸다. “멈춤 끝, 움직임 시작이다.” “당의 부름을 받고 첫 출격한다. 결국 멈춤은 이틀을 넘기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우상호 의원도 토요일 남대문시장을 찾은 자리에서 “출마선언 후 42일째, 이제 드디어 혼자가 아니게 됐다. 함께 뛰자”고 했다. 민주당은 이번 주 수·목·금 사흘 동안 예비후보 등록을 받는데,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 후보의 경우 다음달 2일 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통해 언택트 국민면접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흥미로운 발언이 하나 있었다. 여러분 황교익이란 인물을 아실 것이다. 방송인이자 음식 칼럼니스트로 이름을 얻은 사람이다. 작년 성탄절 무렵 이 사람이 조국 전 법무장관과 그의 아내 정경심 씨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골고다 언덕길을 조국과 그의 가족이 걸어가고 있다. 가시왕관이 씌워졌고 십자가를 짊어졌다. 검찰 개혁 않겠다 했으면, 법무부 장관 않겠다 했으면 걷지 않았을 길이다. 예수의 길이다. 예수가 함께 걷고 있다.”

조국 일가족을 가시관을 쓰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예수에 비유해서 구설수에 올랐던 황교익 씨가 민주당 후보들의 남대문시장 방문을 비판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나라 정치인은 선거 때가 되면 시장에 가서 떡볶이 순대 어묵 붕어빵 호떡을 먹고 언론은 사진을 찍어 보도하고 있다. 왕정시대 민정시찰의 유습이 아닐까”

그런데 여기서 특기할 만한 움직임이 있다. 바로 정세균 총리가 이제 대선 가도를 위한 본격 기지개를 켜고 ‘광화문포럼’도 두 달 만에 재가동을 시작하는데, 정세균·박영선 두 사람이 마치 러닝메이트처럼 연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권에서는 “대통령은 정세균, 서울시장은 박영선”으로 서로 러닝메이트로 밀어주기로 이미 불가침 조약이 맺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서울·부산 시장 재보궐 선거는 어차피 1년짜리고, 내년 봄에 서울시장-대통령선거를 사실상 같이 치르게 돼는 구조다. 우상호·박영선 두 사람의 측근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캠프 내 쁘락치’ 논쟁이 불거지는가 하면 사무실을 옮긴다 어쩐다 어수선한 상황인데, 정세균 총리가 박영선 전 장관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정세균 총리가 야심차게 KTV ‘총리식당’ 프로그램을 할 때도, 그것이 비록 2회 만에 종영하긴 했지만, 그때 초대받았던 사람이 바로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었다. 박영선 전 장관이 이번 선거에서 자영업·소상공인을 화두로 ‘프로토콜 경제’를 밀고 있는데 이에 대해 정 총리가 “탁견이다”이라면서 극찬한 적도 있다. 그런가 하면 정 총리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이 박영선 캠프에 합류하고 있는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자, 여러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우리나라는 무슨 보유국입니까. 북한 김정은이 핵보유국이라는 것을 호언하고 있는 마당에 대한민국은 무엇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라고 불러야 마땅할까요. 어떤 분은 우리 정치권을 겨냥해서 대한민국은 문제아를 보유한 국가라고 하셨더군요. 여러분의 명쾌한 답변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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