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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지도자 입에서 나온 ‘바께쯔’...김정은의 끝없는 내로남불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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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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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 위원장 손에는 담배가 들려있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9일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노동당 정치국 확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김 위원장 손에는 담배가 들려있다./연합뉴스

북한이 외래어를 줄이고 ‘평양 문화어’(표준어) 사용을 장려하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바께쯔’라는 일본식 표현을 공식 사용한 것으로 15일 나타났다. 북한 당국이 발행하는 법률잡지인 ‘법률연구’에 ‘물 한바께쯔’라는 제목으로 김정은의 ‘혁명일화’가 소개된 것이다.

북한 법률연구 잡지(2020년 3월호) 김정은 위원장의 물 한바께쯔 발언이 실렸다/조선DB
 
북한 법률연구 잡지(2020년 3월호) 김정은 위원장의 물 한바께쯔 발언이 실렸다/조선DB

본지가 단독 입수한 ‘법률연구’ 2020년 3호(지난 5월 발행)에 따르면, 평양의 ‘위성과학자주택지구’의 살림집(아파트)을 방문한 김정은은 “세면장 바닥을 제대로 시공했는가 하는 것은 ‘물 한바께쯔’를 쏟아보면 알 수 있다”며 간부에게 “물을 ‘한바께쯔’ 부어보라”고 지시했다. 바께쯔는 ‘bucket’(버킷)이라는 영어 단어의 일본식(バケツ) 표현이다. 일제 식민시절 한반도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경우 ‘바께쓰’라고 표현하지만 북한에선 일본어 발음 그대로 ‘바께쯔’라고 쓴다.

김정은의 ‘바께쯔’ 발언은 최근 북한이 ‘외래어 표현을 줄이고 평양 문화어를 사용하자'는 캠페인을 벌이는 가운데 나왔다. 지난 5월 북한 내각 기관지 ‘민주조선’은 주민들에게 ‘평양말’이 표준어라면서 사투리와 외래어를 쓰지 말 것을 촉구했다. 민주조선은 “언어생활을 문화적이고 예절있게 해야 사람들 사이에서 화목과 동지적 단합을 이룩할 수 있다”는 김정은의 과거 발언을 소개하며 ‘평양말을 쓰는 것'이 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또 “한자 말이나 외래어를 망탕(마구) 쓰는 현상을 없애고 고유한 우리말을 적극 살려 쓰는 것을 장려해야 한다”고도 했다.

표준어 사용 캠페인이 한창인 상황에서도 김정은이 ‘바께쯔’란 표현을 무심코 쓴 것을 보면, 평소 김정은은 ‘바께쯔’ 외에도 적지 않은 일본식 어휘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김정은은 재일교포 출신인 모친 고용희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일본식 표현에 많이 노출돼 지금도 무의식 중에 왜색 짙은 어휘들을 다수 사용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민들에겐 표준어를 쓰라 해놓고 정작 김정은 본인은 일본식 표현을 쓰고 북한 공식매체가 이를 제목까지 달아 소개한 것을 두고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지적도 나온다.

 

흡연도 마찬가지다. 금연법이 제정됐지만 김정은은 이 법에 구애받지 않은 채 공개석상에서 마음껏 담배를 피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노동당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한 김정은 손에 담배가 들려 있었고, 책상에는 담뱃갑, 재떨이 등이 놓여 있었다. 같은 달 16일에도 김정은의 책상이 재떨이가 놓인 장면이 공개됐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4일 우리의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를 열고 담배 생산과 판매, 흡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금연법’을 채택했다. 31개 조문으로 구성된 금연법은 극장·영화관 등 공공장소, 보육 기관, 교육 기관, 의료·보건 시설 등에 금연 장소를 지정하고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밖에도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는 지난 5일 한국 영화·가요 등 한류의 유입을 전면 차단하기 위해 ‘반동사상문화 배격법’을 제정했다. 김정은은 2018년 3월 한국 예술단의 평양 공연 당시 우리 측에 가요 ‘뒤늦은 후회’(1985)를 불러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한국 문화에 익숙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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