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처음으로 이혼 문제를 다룬 소설 ‘벗’이 최근 미국 도서관 잡지 ‘라이브러리 저널’이 선정한 올해 최고의 세계 문학 중 하나로 선정됐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VOA에 따르면, 라이브러리 저널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북한 작가 백남룡의 소설 ‘벗’의 영문판인 ‘프렌드(Friend)’가 ’2020년 최고의 세계 문학' 작품 10개 중 하나로 뽑혔다고 발표했다. 저널은 “이 소설은 (북한이라는) 전체주의 체제에서의 일상생활을 엿볼 드문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특히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1988년 발표된 벗은 임마누엘 김 조지워싱턴대 교수가 영문판으로 번역해 지난 4월 미국에서 출간됐다.

벗은 북한 예술단에서 성악가로 활동 중인 젊은 여성이 남편을 상대로 법원에 이혼 소송을 제기하면서 벌어지는 각종 사연을 생생하게 전한다. 또 판사가 이 소송을 계기로 자신의 결혼생활을 되돌아보는 과정도 그렸다.

 

‘벗’은 1960년대 이후 북한에서 창작된 문예물 중 이혼 문제를 처음 다룬 소설이다. 발표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북한에서 드라마 ‘가정’으로 각색돼 방영됐다.

1949년생인 백남룡은 북한의 손꼽히는 소설가다. 1980년대 후반부터 최고지도자 일가의 ‘활동업적’을 문학작품으로 다루는 4·15문학창작단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남룡은 지난 10월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업적을 다룬 첫 장편소설 ‘부흥’도 발표했다. 라이브러리 저널은 올해 최고의 책으로 자서전과 과학, 요리, 시 등 15개 분야의 도서 144권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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