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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달러 북한이 떼먹어” 투자귀재, 한국대사에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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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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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의 난민들을 수용할 지중해 섬을 구입하겠다고 밝힌 이집트 재벌 나기브 사위리스
시리아의 난민들을 수용할 지중해 섬을 구입하겠다고 밝힌 이집트 재벌 나기브 사위리스

북한에서 통신사업을 하는 이집트 오라스콤의 나기브 사위리스(66) 회장이 최근 주(駐)이집트 한국 대사와 만난 자리에서 “6억달러의 수익을 거뒀는데도 북한 당국의 반대로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를 가져오지도 못하고 있다”며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사위리스 회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최소 세 차례 만나는 등 수차례 방북한 대표적 대북 사업가다. 그가 한국 외교사절과 면담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1년 1월 24일 사위리스 오라스콤 회장이 평양에서 김정일·장성택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2011년 1월 24일 사위리스 오라스콤 회장이 평양에서 김정일·장성택과 기념촬영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본지가 국회 외통위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 등에 따르면, 홍진욱 주이집트 대사는 지난달 5일 대사관 실무자 2명과 함께 카이로의 오라스콤 사옥을 방문해 사위리스 회장과 면담했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월 22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 개의를 앞두고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9월 22일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 개의를 앞두고 박지원 국가정보원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 대사는 이집트 정세 및 경제 상황을 평가하고 삼성전자·LG전자 등 이집트 내 한국 기업의 활동 지원 방안 등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이집트 대한민국 홍진욱 대사. /트위터
 
주이집트 대한민국 홍진욱 대사. /트위터

이때 오라스콤의 대북 사업에 관한 내용도 언급됐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사위리스 회장은 “오라스콤의 대북 이동통신사업 투자로 6억달러 안팎의 수익금이 생겼지만 북한 당국의 반대 등으로 해외 반출을 사실상 포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오라스콤 측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때문에 해외 송금이 불가능하다. 6억달러를 주고 싶어도 못 주겠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우리 외교·정보 당국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북한은 이 돈을 수년 전 여러 경로를 통해 송금할 수 있었다. 외화 확보 차원에서 고의적으로 지급을 지연했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2011년 1월 김정일이 평양에서 사위리스 오라스콤 회장과 대화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2011년 1월 김정일이 평양에서 사위리스 오라스콤 회장과 대화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사위리스 회장은 홍 대사에게 오라스콤이 약 2억1500만달러를 투자한 평양 류경호텔 관련 내용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라스콤은 류경호텔의 조속한 완공을 희망하지만 건설 자재 조달 문제로 북한 당국과 갈등을 빚으며 사업이 차질을 빚는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 소식통은 “건설 자재 문제에다 코로나 사태 그리고 여름철 수해 피해까지 겹쳐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 완공 시기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오라스콤은 2011년 오라스콤 계열의 금융회사인 오라뱅크의 평양 지점을 운영했지만, 2016년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보리와 미 재무부의 대북 제재로 결국 폐쇄했다.

 
2017년 7월 찍은 평양 류경호텔.105층으로 피라미드모양이다./AP연합뉴스
 
2017년 7월 찍은 평양 류경호텔.105층으로 피라미드모양이다./AP연합뉴스

오라스콤은 2008년 4억달러가량을 투자해 북한 체신성과 합작으로 고려링크를 설립하고 북한 주민을 상대로 3G 이동통신사업을 개시했다. 고려링크 지분은 오라스콤 75%, 체신성 25%였다. 서비스 개시 직후 1694명이던 가입자 수는 2012년 2월 100만명, 2013년 5월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가파르게 증가했다. 북한의 이동통신 가입자는 현재 600여만명으로, 특히 평양은 70% 안팎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12월 15일 평양에서 로두철 내각부총리, 류영섭 체신상과 투자사인 오라스콤 텔레콤의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 이스마일 압둘라흐만 고네임 후세인 북한주재 이집트 대사 및 북한 주재 각국 외교사절과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개통식에서 참석자들이 서비스센터를 돌아 보고 있다. 3세대(3G) 이동통신은 휴대전화로 음성 통화는 물론 문자와 영상까지 송수신 가능하지만, 북한에서 개시된 서비스는 음성에 국한된 것으로 알려졌다./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2008년 12월 15일 평양에서 로두철 내각부총리, 류영섭 체신상과 투자사인 오라스콤 텔레콤의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 이스마일 압둘라흐만 고네임 후세인 북한주재 이집트 대사 및 북한 주재 각국 외교사절과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개통식에서 참석자들이 서비스센터를 돌아 보고 있다. 3세대(3G) 이동통신은 휴대전화로 음성 통화는 물론 문자와 영상까지 송수신 가능하지만, 북한에서 개시된 서비스는 음성에 국한된 것으로 알려졌다./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오라스콤의 북한 매출은 2014년에만 3억4400만달러를 기록할 정도로 수익도 빠르게 늘었다.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오라스콤의 사업 전략이 북한에서도 적중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오라스콤은 시리아·이라크·짐바브웨 등 주로 정정이 불안하고 기반 시설이 열악한 독재 국가에 진출, 빠르게 사업을 키운 뒤 후발 업체가 등장하면 자신의 회사를 팔아넘기는 방식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겨왔다.

2008년 12월 15일 평양에서 로두철 내각부총리, 류영섭 체신상과 투자사인 오라스콤 텔레콤의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 이스마일 압둘라흐만 고네임 후세인 북한주재 이집트 대사 및 북한 주재 각국 외교사절과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개통식에서 참석자들이 선포식을 하고 있다. 3세대(3G) 이동통신은 휴대전화로 음성 통화는 물론 문자와 영상까지 송수신 가능하지만, 북한에서 개시된 서비스는 음성에 국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12월 15일 평양에서 로두철 내각부총리, 류영섭 체신상과 투자사인 오라스콤 텔레콤의 나기브 사위리스 회장, 이스마일 압둘라흐만 고네임 후세인 북한주재 이집트 대사 및 북한 주재 각국 외교사절과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개통식에서 참석자들이 선포식을 하고 있다. 3세대(3G) 이동통신은 휴대전화로 음성 통화는 물론 문자와 영상까지 송수신 가능하지만, 북한에서 개시된 서비스는 음성에 국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진출한 최대 외국기업인 오라스콤마저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두고 외교가에선 “북한은 해외 투자자의 늪이란 악명이 사실로 증명됐다"는 말이 나왔다. 앞서 중국 500대 기업인 시양(西洋)그룹은 북한 옹진 철광에 2억4000만위안(약 405억원)을 투자해 철광석 선광(選鑛) 공장을 세웠으나, 2012년 한 푼도 못 건진 채 쫓겨났다. 단둥 훙샹(鴻祥)그룹의 마샤오훙 회장은 대북 사업으로 돈을 벌었지만 북한의 불법 금융 거래 등에 연루돼 2016년 구속됐다.

휴대전화기 사용하는 북한 주민. /AP 연합뉴스
 
휴대전화기 사용하는 북한 주민.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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