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북한군에 의해 사살되고 시신이 불태워진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아들이 문 대통령에게 쓴 자필 편지와 관련, “아버지를 잃은 아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나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편지 관련 보고를 받고 이 같이 말한 뒤 “해경이 여러 상황을 조사 중에 있다. 해경의 조사 및 수색 결과를 기다려보자”며 “어머니, 동생과 함께 어려움을 견뎌내기 바라며 위로를 보낸다”고 했다.

앞서 지난달 실종된 뒤 서해 북한 해역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공무원의 아들 이모(17)군은 전날 문 대통령에게 “아빠가 잔인하게 죽임을 당할 때 이 나라는 뭘 하고 있었느냐”고 묻는 자필 편지를 썼다.

강 대변인은 이날 이와 관련한 문 대통령 메시지를 전하며 “(이군의 편지에) 문 대통령이 답장도 직접 쓰실 계획”이라고 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군의) 편지는 언론을 통해 공개는 됐지만 청와대엔 오지 않았다”면서 “조만간 청와대로 편지가 도착하면 해당 주소지로 대통령이 답장을 보내지 않을까 한다”고 했다. 다만 “편지 내용은 언론에 공개하진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24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연평도 공무원 피격 사망 관련 문재인 대통령 지시 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달 24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연평도 공무원 피격 사망 관련 문재인 대통령 지시 사항을 전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관계자는 ‘해경의 조사 결과를 기다려보자’는 문 대통령 발언과 관련해선 “지난달 하순 해경 발표는 중간 조사 결과였고, 이번 대통령 말씀은 최종 조사 결과로, 시기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최종 결과를 지켜보자는 것”이라며 “해경이 희생자 수색을 보름 이상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또 우리 정부가 북한에 제안한 공동조사 등과 관련해선 “아직 알려 드릴 만한 내용은 없다”면서 “반응이 계속 없는 데 대한 가정을 전제로 말하기 어렵다. 좀 더 상황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이군은 피살된 공무원의 형 이래진씨가 전날 공개한 편지에서 “대통령님께 묻고 싶다. 지금 저희가 겪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느냐”며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하셨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우리 정부의 ‘월북’ 주장도 정면 반박했다. 이군은 “(아빠와) 여느 때와 다름없이 통화를 했고, 동생에게는 며칠 후에 집에 오겠다며 화상통화까지 했다”며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 39㎞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은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또 “어린 동생은 아빠가 해외로 출장 가신 줄 안다”며 “아빠가 며칠 후 집에 가면 선물을 사준다고 하셨기에 아빠가 오기만을 기다리며 매일 밤 아빠 사진을 손에 꼭 쥐고 잠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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