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4일 북한의 우리 공무원 이모씨 피살 사건과 관련해 “북한군 상부에서 7.62㎜ 소총으로 사살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 군 특수정보에 따르면 북한 상부에서 ’762 하라'고 지시했다. 북한군이 쓰는 소총(탄환)인 7.62㎜를 지칭하는 것”이라며 “사살하란 지시가 분명히 있었다”고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 기자간담회./뉴시스
주호영 원내대표 기자간담회./뉴시스

7.62mm 탄환을 쓰는 북한 무기는 AK-47소총과 73년식 기관총 두 가지가 있다. 군에서는 북한군의 개인화기인 AK-47 계열 소총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AK 계열 소총이 아닌 기관총 사용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북한군 단속정에는 개인화기뿐 아니라 공용화기인 73년식 기관총이 비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최전방에서도 73년식 기관총을 쓰고 있는데 개인화기보다 살상력이 강하고 유효사거리는 1km가량이라고 한다. 게다가 북한군 현역 병사들은 최근 7.62mm AK-47 소총보다 살상력이 향상된 5.54mm AK-74 소총을 주로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야당은 해양경찰이 이씨의 북한 표류 가능성을 예측하고도 월북이라고 단정지어 발표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실이 해경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경은 이씨 실종 시점으로 추정되는 21일 오전 8시~9시, 22일 오후 2시에 표류예측시스템을 통해 이씨가 NLL에서 불과 5~6㎞ 떨어진 북서쪽에 표류한다는 예측 결과를 얻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표류로도 이씨가 북한쪽 해역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예측을 한 것이다. 그런데도 해경과 해군은 9월 21일과 22일 양일간 수색 범위에서 소연평도 북서쪽을 제외하고 소연평도 남쪽만 수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 수색계획보고서에 따르면, 해경은 23일이 돼서야 수색 범위를 북서쪽으로 확대했다. 그러다 해경은 추석 연휴 직전인 29일 브리핑을 통해 “4개 기관의 표류 예측 분석 결과, 이씨의 단순 표류를 가정할 경우, 실제 발견 위치와 상당한 거리(33.3km)가 있었다”며 “인위적인 노력 없이 발견 위치까지 표류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야당은 “단순 표류일 가능성이 있는데도 추석 연휴 직전 악화한 여론 진화를 위해 월북임을 단정 짓는 발표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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