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연평도 해역에서 어업 지도 중이던 우리 공무원이 21일 실종됐다. 우리 군과 관계 당국은 이 공무원이 자진 월북 후 북한에서 총격을 받고 숨졌다는 정황을 포착하고 정확한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어업지도선 자료사진./조선DB
어업지도선 자료사진./조선DB

23일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낮 12시 51분쯤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 선원 A(47)씨가 소연평도 남쪽 2㎞ 해상에서 실종됐다는 신고가 해양경찰에 접수됐다. A씨는 목포 소재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해양수산서기(8급)로, 어업 지도 업무를 수행 중이었다.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A씨가 보이지 않아 동승한 선원들이 선내와 인근 해상을 수색했지만, 선상에서 신발만 발견돼 해경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군과 경찰은 신고가 접수된 당일 오후부터 실종 해역을 중심으로 집중 수색을 벌였지만 아직 실종자를 발견하지 못한 상태다.

이날 정보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A씨는 북한 해역에서 북측의 원거리 총격을 받고 숨졌고, 북측은 시신을 수습해 화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또 다른 정보소식통은 “북한 군의 총격을 받고 숨진 것은 맞지만 원거리 총격에 의해 사망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며 “21일 북한 경계병들에 의해 체포됐다가 하루뒤인 22일 사살됐다는 첩보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다양한 관련 첩보를 정밀 분석중이며 현재는 추가로 설명드릴 사안은 없으니 양해 바란다”고 했다. 만약 북측이 A씨를 화장했다면 코로나바이러스 방역 차원으로 추정된다. 북한은 코로나 때문에 접경 지역 접근자에 대한 사살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방위원회도 이날 북측 해안가에서 A씨로 보이는 사람이 식별됐다는 군의 보고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위 관계자는 본지 통화에서 “A씨가 조류에 휩쓸려 북측으로 넘어갔을 가능성과 함께 월북했을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통일부는 이날 “관계 당국의 확인과 분석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면서 필요한 조치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명성 기자/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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