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이 2013년 11월 리룡하·장수길 노동당 행정부 부부장의 처형 장면을 목격하고 공포에 떨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리룡하·장수길은 장성택의 직계 수하들이다. 그들의 참혹한 처형 장면을 현장에서 본 장성택 등 북한 고위 간부들이 생리 현상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의 공포에 빠졌다는 것이다. 이들을 처형할 때 대공방어 무기인 4신고사기관총이 동원됐다고 한다.
2016년 중국 닝보에서 북한 식당 종업원 12명 집단 탈북을 주도한 허강일씨는 9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설한 유튜브 방송 ‘체인지 노스코리아’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허씨는 리룡하·장수길 처형 현장에 참석한 북한 고위급 간부에게서 이런 내용을 전해들었다고 했다. 허씨는 “(전해 듣기로) 리룡하·장수길에게 비행기 떨구는 고사총을 쏘니 시체가 하나도 없이 사라지고 발목만 남을 정도로 참혹했다”며 “이 광경을 목격한 장성택은 물론 상당수 간부가 바지에 오줌을 지렸다”고 했다.
장성택은 리룡하·장수길 처형 한 달 후인 2013년 12월 고사포로 처형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와 관련, 허씨는 “(장성택도) 그렇게 (고사포로) 처형당했다는 얘길 들었다”고 했다. 그는 “장성택 처형 때 평양시가 공포에 질렸고, 웃음소리가 들리지 않았다”며 “엘리트들이 내가 죽지 않을까 겁에 질려 있었다”고도 했다.
김정은이 장성택 등 최고위급 간부를 얼마나 참혹하게 처형했는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발언 관련 보도에서도 확인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작년 5월 10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에 대해 “고모부 장성택을 죽이고 머리를 다른 사람들이 보도록 전시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비공개로 열린 지지자 모임에 참석해 “김정은이 고모부 장성택을 살해하고 그의 머리를 다른 이들이 보도록 전시(displayed)했다는 이야기를 아주 생생하고 상세하게(graphically detailed) 했다”는 참석자 발언을 전했다.
WP는 9일(현지시각) ‘워터게이트 사건’의 특종기자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에 담긴 내용을 입수해 보도하면서 트럼프가 “김정은이 고모부를 살해한 것에 대한 생생한(graphic account of) 설명을 포함해 자신에게 모든 것을 얘기한다”고 자랑하기도 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다만 김정은이 미국의 대통령 앞에서 고모부를 숙청한 내용을 상세히 말했을 가능성은 적다는 시각도 있다.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관계를 자랑하면서 특유의 과장법을 동원했을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