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재무부·상무부 등이 부처 합동으로 1일(현지시각) 탄도미사일 개발을 위한 북한의 기술 및 장비 확보에 부주의하게(inadvertently)라도 협조하지 말라는 주의보를 전 세계 산업계에 발령했다.
미국이 부처 합동으로 북한 미사일 개발을 겨냥한 주의보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북한이 탄도 미사일 발사 등으로 선거에 끼어들지 말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미 국무부 국제안보비확산국(ISN)과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이날 공동으로 북한의 탄도미사일 관련 조달활동에 대한 19장 짜리 주의보를 발령했다.
이들은 각 부처의 홈페이지에 주의보를 게시하고 “이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가담하는 핵심 기관과 북한의 기만적 술책을 파악한 것”이라며 “미국과 해외의 이해 관계자들은 이런 활동과 기법을 숙지하라”고 했다.
이들은 “북한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사용된 재료와 장비 등의 조달 활동은 전자·화학·금속·물류·산업은 물론 금융·운송·물류업종까지 유엔과 미국의 여러 법률에 따른 제재와 벌칙의 대상이 될 뿐만 아니라, 유엔의 제재를 위반할 수 있는 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북한의 기만적인 방법으로 북한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에 자신이 인지하지도 못한 채 가담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들은 “개인과 기업은 이번 주의보에 개시된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길 바란다”며 “산업계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조달 시도를 탐지하고 무너뜨리는 최전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조선광업개발회사(KOMID), 군수공업부(MID), 제2국방과학원(SANS) 등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에 오른 북한 회사를 다시 한 번 거론했고, 지금껏 발표된 미국의 대북제재 조항들을 일일이 열거했다.
미국은 그동안 북한의 제재회피 및 사이버 공격 등을 겨냥해 주의보를 발령해왔는데 탄도미사일만을 특정해 주의보를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이는 미북 협상이 장기간 교착되는 가운데 11월 대선을 앞두고 미사일 발사 등 대미압박성 무력시위를 하지 말라는 경고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특히 지금껏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 “단거리는 괜찮다”며 신경쓰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여온 것을 감안하면, 이번 조치는 선거를 앞두고 단거리 미사일 발사도 하지 말라는 뜻도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