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비핵화 의지 천명" 평가… "軍까지 나서서 北 감싸나" 비판
 

국방부가 비핵화 선결 조건으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지난 7월 담화를 '북한의 비핵화 노력'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12일 나타났다. 김여정은 당시 담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미·북 정상회담 제안을 "무익하다"며 일축하고 대화 재개 선결 조건으로 '대북 적대 정책 철회'를 요구했었다. 이를 두고 우리 군이 북한의 비핵화 노력이라고 한 것이다.

국방부가 이날 미래통합당 윤주경 의원에게 제출한 '9·19 군사합의 전후 북한의 비핵화 노력' 자료에 따르면, 군은 김여정의 담화를 최근 북한 비핵화 노력으로 꼽았다. 국방부는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미국의 '선(先)태도 변화'를 촉구하며 비핵화 조건으로 미국 측의 불가역적인 중대 조치를 요구했다"고 평가했다.

김여정의 당시 담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응하는 취지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터뷰를 통해 "도움이 된다면 3차 미·북 정상회담을 하겠다"고 밝힌 지 사흘 만에 김여정은 "정상회담은 미국 측에나 필요한 것이지 우리에게는 전혀 비실리적이며 무익하다"고 했다. 김여정은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자면 우리의 행동과 병행하여 타방(다른 국가)의 많은 변화, 즉 불가역적인 중대 조치들이 동시에 취해져야만 가능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고 했었다. 대북 제재 해제를 넘어 더 많은 대가를 줘야 비핵화를 하겠다는 뜻이다. 김여정의 당시 담화는 '선(先)비핵화 후(後)제재 해제'라는 국제사회의 기조와는 동떨어지고 일부 협박성 발언까지 담겼다.

국방부는 이에 대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년사(2019년 1월)와 비슷한 맥락에서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윤 의원실은 밝혔다. 윤주경 의원은 "우리 군의 이러한 평가는 마치 북한을 나서서 옹호하는 듯한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8/13/202008130016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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