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핵추진 잠수함 개발 시사

군 당국이 원자력 추진 엔진 탑재 가능성이 거론되는 4000t급 잠수함을 건조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수도권을 겨냥한 북한의 장사정포를 막을 '한국형 아이언돔' 개발에도 착수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이날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5년간 총 300조7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계획대로라면 국방 예산은 2024년 6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이날 국방중기계획에는 4000t급 잠수함 건조 계획이 처음 공개됐다. 현재 3000t급 한국형 차세대 잠수함 사업이 진행 중인데, 이보다 큰 잠수함을 개발하겠다는 취지다. 규모가 커지는 만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무장 능력도 대폭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잠수함에는 기존 디젤 엔진이 아닌 원자력 엔진이 탑재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에 대해 국방부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원자력 엔진 탑재를) 말하기는 부적절하다"며 "적절한 시점이 되면 별도로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 개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됐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지난달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발표 직후 "차세대 잠수함은 핵연료를 쓰는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이라고 했다. 그는 "한·미 원자력 협정과 핵추진 잠수함은 별개이고 전혀 연관성이 없다"고도 했다.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국방부는 수도권을 위협하는 북한의 장사정포를 막기 위한 한국형 아이언돔 연구에 착수하고, 2020년대 후반에 전력화할 계획도 세웠다. 아이언돔은 여러 장소에 유도탄 발사대를 설치해 날아오는 장사정 포탄을 요격하는 이스라엘 무기체계다. 북한은 군사분계선(MDL) 인근 지역에 1000여 문의 장사정포를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번 중기계획에서 3만t급 경항모 사업도 공식화했다. 올해 말까지 개념설계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기본 설계에 착수한 뒤 2030년 초에 전력화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