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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철책 자랑하더니, 배수로 구멍에 뚫렸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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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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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상] 軍 "탈북민, 강화도 철책 밑 배수로 통해 헤엄쳐 월북"
 

군 당국은 27일 월북(越北) 탈북민 김모씨가 강화도 철책선 아래 배수구를 이용해 북한으로 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김준락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해당 인원(월북자)의 월북 추정 위치를 강화도 일대로 특정했다"며 "해당 인원을 특정할 수 있는 가방을 발견하고 현재 정밀 조사 중"이라고 했다. 군은 그동안 과학화경계시스템이 갖춰진 전방 철책은 뚫을 수 없다는 입장이었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파동 때도 "철책은 절대 뚫리지 않았다"고 해왔다. 하지만 정작 과학화경계시스템이 없는 철책 아래 배수구가 뚫리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위쪽 사진은 지난 2019년 11월 강화군 교동도 일대에 설치된 해안 철책을 우리 해병대가 점검하고 있는 모습. 아래쪽 사진은 탈북민 김씨의 가방이 발견된 곳으로 추정되는 강화읍 월곳리의 한 배수로다.
군 당국은 그동안 전방 철책에 과학화경계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철통방어"라는 입장이었지만, 탈북민 김모씨가 철책 아래 배수구를 통해 월북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스템 부실' 비판에 직면하게 됐다. 위쪽 사진은 지난 2019년 11월 강화군 교동도 일대에 설치된 해안 철책을 우리 해병대가 점검하고 있는 모습. 아래쪽 사진은 탈북민 김씨의 가방이 발견된 곳으로 추정되는 강화읍 월곳리의 한 배수로다. /고운호 기자·연합뉴스

군 관계자는 이날 "김씨가 강화도 북쪽 해안 철책 아래 배수로를 빠져나간 뒤 북으로 헤엄쳐 갔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재 김씨가 월북에 이용한 경로로 추정되는 강화도 북쪽 해안에는 이중 철책이 쳐져 있고, 철책엔 과학화경계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무언가 철책을 건드리면 그 움직임을 포착하는 센서, 각종 감시 카메라, 그리고 열상감시장비(TOD)까지 설치돼 있다. 군 관계자는 "철책 아래 배수로는 자동 수문이 설치돼 있는 경우도 있고 철근으로 입구를 막아놓은 경우도 있다"며 "다만 철근 구조물의 경우 유실되는 경우가 많아 자주 점검이 필요하다"고 했다.

군은 작년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 당시 멧돼지가 철책을 뚫고 북에서 남하했을 가능성이 거론되자 "철책이 뚫릴 일은 절대 없다"고 했다. 배수로를 통해 멧돼지가 남쪽으로 내려왔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철근 창살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 배수로를 통해 김씨가 월북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군 당국의 설명도 무색해졌다.
 
월곳리

군 당국의 늑장 상황 대응도 비판대에 올랐다. 당초 군에서는 김씨가 강화군 교동도를 거쳐 북한 해주시로 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왔다. 김씨가 지난 2017년 8월 교동도를 통해 월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군과 경찰의 정밀 수색 끝에 김씨의 가방은 교동도가 아닌 강화도에서 발견됐다. 월북 경로 파악도 헛다리를 짚은 것이다. 발견된 가방에는 물안경과 옷가지, 달러 환전 영수증 등이 담겨 있었다.

경찰의 탈북민 관리와 대응에 허점이 드러났다. 경찰은 월북 직전 성폭행 혐의로 수사를 받던 김씨의 DNA를 증거로 확보하고도 "수사에 협조적이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 신청을 미뤘다. 그를 담당하던 경찰관은 1개월 이상 전화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월북자 김씨는 잠적을 위해 강화 지역을 사전 답사하거나 거액의 달러를 마련하는 등 징후를 보였지만 경찰은 이런 사실도 뒤늦게 인지했다. 김씨의 지인 A씨는 18일 오후 탈북민을 관리하는 보안계 경찰에게 "김씨가 성폭행 피해자를 죽이겠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고, 19일 새벽에는 "김씨가 북한으로 넘어가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경찰은 A씨의 제보 이후인 20일에야 A씨를 참고인 조사했고, 그날 오후 김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한 뒤 21일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모두 김씨의 월북(19일) 이후에 이뤄진 조치였다.

특히 김씨는 지난달 21일 성폭력 혐의로 조사받았지만 탈북민 담당 경찰은 김씨에게 전화를 한 통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늑장 조사라는 지적에 대해 인정한다"며 "성범죄 발생 당시에는 김씨 월북 제보가 없었다. 김씨는 수사에 협조적이었고 주거지도 확실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했다.

박지원 국정원장 후보자도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씨 월북에 대해 "정부가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했다. 이어 "이분이 성폭력 혐의 후 집을 정리하고 달러를 바꾸는 등 여러 정황을 경찰서에서 파악하지 못한 것에 정부의 잘못이 있다"며 "이 사실을 파악하는 데 며칠 걸렸다. 현재까지도 완전히 말씀드릴 수 없는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28/202007280021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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