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0.06.25 14:41 | 수정 2020.06.25 14:43

"오바마는 참 실없는 사람…전략적 인내라면서 안 움직여"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위기의 한반도 어디로 갈 것인가?-북핵 문제 발생 원인과 해법'을 주제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위기의 한반도 어디로 갈 것인가?-북핵 문제 발생 원인과 해법'을 주제로 초청 강연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이 25일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참 실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북한을 방치함으로써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만든 것은 미국이라는 주장이다.

정 부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위기의 한반도 어디로 갈 것인가’ 초청강연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핵무기 없는 세계를 건설하겠다고 해놓고 노벨평화상을 받고서도 북한이 핵을 포기할 때까지 ‘우리는 전략적으로 참고 기다리겠다’는 정책을 채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략적 인내라면서 (오바마 전 대통령은)안 움직였다”며 “사실상 핵보유국을 만들어놓은 것은 미국의 핵정책이다. 미국이 (북한과) 수교를 해주고 끝냈으면 이런 불행이 안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는 11월 예정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대신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당선을 전제로 대북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도 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새 정부가 들어섰을 때 바이든 부통령도 오바마 전 대통령 때 같은 전략적 대북정책이 아닌 클린턴 전 대통령 때의 대북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판을 짜주민 좋겠는데 그런 일을 한국 정부가 해주면 나쁘지 않다”며 “그러려면 남북관계를 미리 복원해놓는 게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트위터 캡처
버락 오바마(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전 부통령. /트위터 캡처
그는 대선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런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은 북한이 우선순위에서 높지 않다. 해결되면 좋고, 안 되면 어쩔 수 없고, 그들(북한)이 우리(미국)을 먼저 치려고 하진 않겠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건성”이라고도 했다.

최근 회고록 발간으로 파문을 일으킨 존 볼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선 “짐작컨대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이란,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정하게 한 것도 볼턴 작품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강연에는 더불어민주당 현역 의원이 40여명 참석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볼턴 회고록을 계속 읽어보는 중인데 자기가 얼마나 나쁜 짓을 했는지 자백서 같다”며 “볼턴을 보면서 한반도 운명을 너희들이 이렇게 허술하게 좌우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25/202006250273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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