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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중 관계 판흔들기… 침묵하던 김정은 움직인 3가지 이유있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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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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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중국엔 원조하라 - 지원받는 대가로 도발 중단 약속했을 수도
 

북한이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담화를 시작으로 20일간 이어오던 '남조선 때리기'를 24일 돌연 멈췄다. 침묵하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보류' 한마디에 막말·협박 공세가 거짓말처럼 잦아든 것이다. 전문가들은 "김정은·김여정 남매가 정교한 치고 빠지기 전술을 통해 당초 계획한 대내외적 목표들을 대부분 달성했다"며 "여기서 선을 넘으면 득보다 실이 크다고 봤을 것"이라고 했다.

◇대남 파상 공세로 내부 불만 해소

북한이 '6월 대남 총공세'에 나선 첫 번째 이유로는 극심한 경제난이 꼽힌다. 2017년 완성된 대북 제재 패키지가 작년부터 위력을 발휘하며 북한 경제를 극한 상황으로 몰고 간 데다, 올 초 예상치 못한 코로나 사태까지 덮치며 대외 무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북·중 무역이 꽉 막혔기 때문이다.

김병연 서울대 교수는 "사람들은 형편이 나아졌다가 다시 어려워질 때 더 큰 고통을 느낀다"며 "2010년 이후 광물 수출 급증으로 주민 생활이 다소 개선됐다가 국제 제재로 대중(對中) 수출이 90% 이상 줄고 코로나 사태로 이제 수입까지 막히자 생활고가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지난 4일 김여정 담화로 시작된 이번 위기 국면은 주민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한 것이었다"며 "3주에 걸친 대남 파상 공세로 그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보는 듯하다"고 했다.

◇중국 원조받고, 美 관심도 끌고

북한이 신냉전 수준으로 고조되는 미·중 갈등 기류에 편승해 위기를 고조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경제 등 여러 이슈로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한반도 위기까지 불거지면 서로 골치 아프다"며 "미·중이 지난 17일 하와이에서 열린 고위회담 때 중국의 북한 지원에 대해 논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오빠 보좌하는 김여정 - 북한이 지난 4일부터 이어오던 ‘남조선 때리기’를 24일 멈추고 대남 군사행동도 보류했다. 사진은 2018년 4월 27일 김정은(오른쪽) 국무위원장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보좌를 받으며 판문점 평화의 집 1층에서 남북 공동선언문 서명을 준비하는 모습.
오빠 보좌하는 김여정 - 북한이 지난 4일부터 이어오던 ‘남조선 때리기’를 24일 멈추고 대남 군사행동도 보류했다. 사진은 2018년 4월 27일 김정은(오른쪽) 국무위원장이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보좌를 받으며 판문점 평화의 집 1층에서 남북 공동선언문 서명을 준비하는 모습.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이와 관련, 지난달 북·중 교역이 급증하는 등 코로나 사태로 막혔던 북·중 경제 교류가 재개되는 조짐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외교가 일각에선 중국이 곧 북한에 대규모 식량 지원을 할 것이란 소문도 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중국이 북한에 경제 지원을 해주는 대가로 '군사 도발 자제' 메시지를 건넸을 수 있다"고 했다.

멀어졌던 미국의 관심을 끌어낸 것도 북한 입장에선 고무적이다. 올해는 코로나 사태에 인종차별 시위까지 겹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서 '북한' 또는 '김정은'이란 단어 자체가 실종됐다. 외교 소식통은 "지난 9일 북한의 남북 간 통신선 차단에 대해 미 국무부가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낸 것은 북한 입장에서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은 더 나아가 3년 만에 처음으로 서태평양에 항모 전단 3개를 투입하고, B-52 전략폭격기를 동해로 전개했다. 김재천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 미국의 신속한 항모 전개, 정찰기 운용 등에 놀라 군사 도발 보류 결정을 했을 수 있다"고 했다.

◇北 "선 넘으면 손해" 판단한 듯

김정은은 '남북 평화 메신저'였던 김여정을 대남 비방·중상의 최전선에 내세워 문재인 정부가 받을 충격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뒤 전격 보류 결정을 내렸다.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남조선 길들이기'를 위해 냉·온탕을 오가는 고도의 대남 심리전을 구사했다"며 "치밀하게 계산된 시나리오였을 것"이라고 했다.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는 "우리 정부의 강력한 (전단 살포) 단속·처벌 방침을 보고 (김정은은) 남북 관계의 주도권을 잡았다고 확신했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보류 결정을 내리며 "조성된 최근 정세를 평가했다"고 밝힌 대목에 주목했다. 이는 우리 정부의 '상응 조치' 언급,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등을 포괄하는 표현으로 보인다. 실제 북한이 예고대로 대남 전단 살포, 확성기 방송 재개에 나섰다면 우리 군도 '맞불 대응'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었다. 군 차원의 대북 전단 살포와 확성기 방송은 심리전에 취약한 북한군의 급소를 찌르는 효과가 크다. 군 소식통은 "남북이 경쟁적으로 심리전에 나설 경우 절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것을 북한도 잘 안다"며 "특히 북한의 도발이 축소·폐지된 한·미 연합 훈련의 복원으로 이어질 경우 북한엔 재앙이 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25/20200625002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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