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회고록 정상통화 내용도 밝혀 "최선희는 비핵화 단어 사용 거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무례한 태도(rude manner)"를 비판했다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고록에서 주장했다. 김영철은 지난 9일 "대남 사업을 철저히 대적(對敵) 사업으로 전환한다"며 남북 간 모든 통신선의 차단을 지시한 인물이다.

23일(현지 시각) 출간된 볼턴의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났던 방'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김영철을 비판한 것은 2018년 9월 4일 이뤄진 한미 정상 통화에서였다. 볼턴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통화에서 "싱가포르에서 경이로운 회담을 했고 김정은과 좋은 우정을 쌓았는데 왜 이제 와서 갑자기 (비핵화) 합의가 안 되느냐"고 했다.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김정은은 트럼프에게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싱가포르 회담 20여 일 뒤 비핵화 일정 등 세부 사항을 합의하기 위해 방북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김정은을 만나지 못했고, 김영철과의 고위급 회담도 성과가 없었다. 트럼프가 이런 상황에 대해 말하자, 문 대통령은 "김정은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과 비핵화에 전적으로 충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김영철과 그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무례한 태도'를 갖고 있다"고 했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해결책으로 트럼프에게 김정은과 다시 만날 것을 권했다. 볼턴은 "문 대통령은 여전히 햇볕 정책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고 회고했다.

볼턴은 싱가포르 회담 전 미국과의 실무협상을 맡았던 최선희 외무성 제1 부상이 "'비핵화'란 단어를 쓰는 것조차 거부했다"는 일화도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24/20200624001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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