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조로 친선관계 발전 힘있게 추동하리라고 굳게 확신"
같은 날 리선권은 "미국 집권자에 치적 선전감 보따리 안 줘"
 
2019년 4월 2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냈다. 김정은은 축전에서 작년 4월 처음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것을 언급하며 "당신과의 뜻 깊은 첫 상봉을 기쁜 마음으로 추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북한 리선권 외무상은 싱가포르 제1차 미·북 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우리는 다시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미국 집권자에게 치적 선전감이라는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축전에서 "오늘 러시아 인민은 당신(푸틴)의 정력적인 영도 밑에 부닥치는 온갖 도전과 시련을 용감히 이겨내면서 강력하고 번영하는 러시아를 건설하기 위한 투쟁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두고 있다"면서 "우리(북한) 인민은 이를 진심으로 기쁘게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랜 역사적 뿌리를 가진 조로(북러) 친선의 고귀한 전통을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맞게 가일층 강화·발전시키는 것은 우리 두 나라 인민의 지향과 염원에 전적으로 부합된다"고 했다.

김정은은 "우리들 사이에 이룩된 공동 인식과 합의들이 반드시 이행돼 전략적이며 전통적인 조로(북러) 친선관계의 발전을 힘있게 추동하게 되리라고 굳게 확신한다"면서 푸틴 대통령의 건강을 기원했다.

김정은은 지난달 9일에도 푸틴 대통령에게 집권 이후 처음으로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5주년 기념일 축하 전문을 보냈다. 김정은은 매년 러시아에 국경일 축전을 보내 왔다. 한 달여 만에 축전을 다시 보낸 것은 미·북간, 남·북간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전통적 우방인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쌓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8년 6월 1일 리선권 당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남북 관계 진전을 막는) 팔뚝만 한 나무등걸이 있었다"며 조명균 당시 통일부 장관을 향해 자신의 팔뚝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리선권 외무상은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가 취한 특단의 조치에 미국이 지난 2년간 도대체 무엇을 해놓았는가를 주목해보아야 한다"며 "'미사일 시험이 없으며 미군 유골들이 돌아 왔다' '억류되었던 인질들도 데려왔다', 미합중국을 대표하는 백악관 주인이 때 없이 자랑거리로 뇌까려댄 말들"이라고 했다.

리선권은 이어 "우리 최고 지도부와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 관계가 유지된다고 하여 조미(미북) 관계가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는데, 싱가포르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지금까지 현 (미국) 행정부의 행적을 돌이켜보면 정치적 치적 쌓기 이상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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