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이 11일 미국을 겨냥,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제 집안 정돈부터 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남북 관계에 개입하지 말라고 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북한이 남북 간 모든 통신선을 차단한 데 대해 “실망했다”며 “북한이 외교와 협력으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물음에 답하는 형식을 통해 “북남(남북) 관계는 철두철미 우리 민족 내부 문제로서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시비질할 권리가 없다”고 밝혔다.

권 국장은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을 계기로 미국 전역에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확산하는 것과 관련, "미국 정국이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때에 제 집안일을 돌볼 생각은 하지 않고 남의 집 일에 쓸데없이 끼어들며 함부로 말을 내뱉다가는 감당하기 어려운 좋지 못한 일에 부닥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우리와 미국 사이에 따로 계산할 것도 적지 않은데 괜히 남조선의 하내비(할아버지) 노릇까지 하다가 남이 당할 화까지 스스로 뒤집어쓸 필요가 있겠는가"라면서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제 집안 정돈부터 잘하라"고 했다.

권 국장은 "그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는 것은 물론 당장 코앞에 이른 대통령선거를 무난히 치르는 데도 유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남북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을 차단하겠다고 밝힌 지난 9일 경기 파주 우리측 초소 인접한 북측 초소에서 북한군이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북한이 남북 사이의 모든 통신연락선을 차단하겠다고 밝힌 지난 9일 경기 파주 우리측 초소 인접한 북측 초소에서 북한군이 보수 작업을 하고 있다. /뉴시스


권 국장은 또 "북남 관계가 진전하는 기미를 보이면 그것을 막지 못해 몸살을 앓고, 악화하는 것 같으면 걱정이나 하는 듯이 노죽을 부리는 미국의 이중적 행태에 염증이 난다"면서 "미국의 그 '실망'을 지난 2년간 우리가 느끼는 환멸과 분노에 대비나 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6/11/202006110047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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