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꽃제비 출신 지성호 의원
"北 정권에만 촛점 맞춘 대북정책 희망없어"
 
미래통합당 지성호 의원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북한 인권 관련 외신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미래통합당 지성호(38) 의원이 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제1부부장이 대북전단(삐라) 비난 담화문을 통해 탈북민을 비난한 것에 대해 "자기 국민도 먹여 살리지 못한 국가가 언제부터 (탈북자를) 욕할 권리가 생겼나"라고 했다.

북한 꽃제비 출신의 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북한인권법 관련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김여정은 북한 정권은 탈북민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말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 의원은 "북한 땅, 고향 땅을 떠나 대한민국으로 올 수밖에 없던 많은 일들의 제공자가 북한 정권"이라고 했다.

김여정은 이날 담화문에서 정부를 향해 대북 삐라 살포 중단을 요구하고, 대북 삐라를 뿌린 탈북민에 대해 "사람값에도 들지 못하는 쓰레기들"이라며 "글자나 겨우 뜯어볼까 말까 하는 바보들, 조국을 배반한 들짐승보다 못한 인간 추물들이 사람 흉내를 내고자 기껏 저런 짓을 한다"고 했다. 통일부는 김여정 담화문 발표 4시간만인 이날 오전 삐라 살포 중단을 강제하는 법률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지 의원은 통일부에 대해서는 "북한 주민들에게 따로 알릴 수 있는 채널을 가동하지 않고 막기만 한다면 국제사회의 비난을 살 것"이라고 했다. 지 의원은 "북한에는 2500만명이라는 사람들이 살고 있고, 이들도 알 권리가 있다. 그들도 대한민국에서 탈북자 출신 꽃제비 장애인이 국회의원이 됐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지 않겠나"라며 "북한 주민들의 알 권리를 생각했을 때 (삐라는) 잘못된 행위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 의원은 "북한 주민을 무시하고 북한 정권에만 촛점을 맞춘 대북 정책은 희망이 없다"며 "대한민국 정부는 북한 세습독재 정권의 입김에 따라 행동하면서 북한에 독재가 계속 이어지고, 그것이 정의인마냥 정치범 수용소에 가두고 사형하고 고문하는 만행이 정상으로 치부되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4월 30일 북한에 살포된 대북전단에는 '탈북 꽃제비 불구자(지성호)도 공사(태영호)도 국회의원인 우리조국 대한민국!'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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