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국제부 대변인 담화
김정은 집권 후 처음
"개나발·개꿈·망발"
노골적 中 편들기

북한 노동당 국제부가 4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중국을 '현존하는 위협'이라고 한 데 대해 "망발"이라고 했다. 북한 노동당 국제부 대변인이 이날 담화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폭스뉴스 인터뷰(5월 31일)를 언급한 후 "폼페오가 중국에 대해 이러저러한 잡소리를 늘어 놓은 것이 처음이 아니지만, (이번 발언은) 사회주의를 영도하는 중국 공산당의 영도를 악랄하게 걸고 든 것"이라며 이렇게 평가했다고 북한 노동신문은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10월 7일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을 접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캡처

북한 노동당 국제부는 사회주의 국가를 대상으로 당대당 외교를 주도하며 특히 대중국 외교의 핵심 부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권 후 부서 명의 대변인 담화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 대변인은 "폼페오가 공산당이 영도하는 사회주의를 서방식 이상과 민주주의, 가치관을 파괴하는 독재로 매도하면서 중국 공산당의 통치가 없는 미국과 서방의 세계를 만들겠다고 지껄인 것은, 순차가 다르지만 조선 노동당이 영도하는 우리의 사회주의도 감히 어째 보겠다는 개나발"이라고 했다.

이어 "폼페오는 미국의 역대 통치배들과 마찬가지로 승승장구하는 공산당과 사회주의를 어찌해 보려는 허황된 개꿈을 꾸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도 했다.

당 대변인은 또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숨진 사건으로 시작된 미 전역의 항의 시위에 대해 "극단한 인종주의에 격노한 시위자들이 백악관에까지 밀려드는 것"이라며 "시위자들에게 좌익의 모자를 씌우고 개까지 풀어놓아 진압하겠다고 하는 것이 미국식 자유와 민주주의"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군사적 역량 확충에 대해 "국방부는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다음 세기도 우리가 미국에서 누리는 자유를 모델로 한 서구 모형(이 주도하는 세기가)될 수 있도록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시 주석을 '대통령(president)'이 아닌 '공산당 총서기(General Secretary)'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미국이 중국을 위협으로 규정하는 등 과거 미국과 소련이 대립하던 냉전 시기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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