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사총 유효사거리 논란에 대해서도 "죄송"
총격 발생 32분만에 K-3 기관총으로 대응사격
"9·19 군사합의 위반이지만, 잘 지켜지는 중"

지난 6일 경기 파주 임진강 비무장지대(DMZ)의 북한군 초소에서 남측을 관측하던 북한군 병사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
지난 6일 경기 파주 임진강 비무장지대(DMZ)의 북한군 초소에서 남측을 관측하던 북한군 병사들이 이동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

합동참모본부는 GP(감시소초) 총격 사건 직후 북한을 감싸는 듯한 취지의 브리핑을 한 것에 대해 사건 발생 열흘 만인 13일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당시 북한군 도발의 우발성을 강조하며 유효 사거리 밖에서 도발이 이뤄졌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죄송하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북한군 총격은 우발적”이라는 입장을 유지했다. 9·19 군사합의에 대해서는 “위반한 것이 맞는다”면서도 “실효적으로 준수되고 있다”고 했다.

합참에 따르면 우리 군의 첫 대응은 지난 3일 오전 7시41분쯤 GP 근무자들이 GP 외벽의 섬광과 충격음 발생을 청취한 지 32분 만에 이뤄졌다. 당시 GP장은 총격 발생 20분 뒤인 8시1분 K-6 기관총 원격사격체계로 타격을 시도했지만, 기능 고장으로 불발됐다. GP에서는 K-6 원격사격체계를 응급 복구하려 했지만 공이(뇌관을 쳐서 폭발토록 하는 쇠막대)가 작동하지 않았고, 이 상황을 지켜보던 연대장이 사건 발생 32분이 지난 8시 13분에 K-3 기관총 사격을 지시했다.

이후 8시18분에 사단장이 도발 무기로 추정되는 북한군 14.5㎜ 고사총과 유사한 종류의 K-6 수동 사격을 지시했다고 군은 밝혔다. 북한군은 ‘4발 이상’을 사격한 것으로 파악됐고, 우리 군은 15발씩 두 차례 총 30발을 조준사격해 대응했다.

합참은 “당시 (북한군 도발이) 우발적이었느냐는 부분에 대해 저희가 단정적으로 설명드리지 않았지만 혼선을 준 것에 대해 죄송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우발적이었다는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합참 관계자는 “군이 두 번이나 대응 사격을 했지만 북한 반응이 없었고, 북한군은 일상적인 영농 활동을 했다”며 “특히 당시 북한군 GP 근무자들이 철모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했다.

합참은 이번 도발에 사용된 북한군 14.5㎜ 고사총의 유효 사거리에 대해선 “(대공화기로 사용했을 때의) 1.4㎞가 공식적인 거리”라며 “수평 최대 사거리를 고려하면 멀리 나갈 수 있지만, 유효 사거리에 대한 평가는 없었다. 혼선 드린 것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군은 당초 북한군 도발 무기의 유효 사거리가 도발 GP와의 거리인 1.5㎞보다 짧기 때문에 우발적 총격이 일어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했었다.

국방부는 이번 북한군 총격 사건이 9·19 군사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9·19 군사합의 이전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군사적으로 안정돼 있고 (북한이) 9·19 합의는 실효적으로 지키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합참은 북한군 근무 시간이 오전 7시였는데 도발 시각은 7시41분이었기 때문에 우발적이라는 설명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교대시간은 특정할 수 없다”며 “그날 안개로 (교대시간이) 늦어졌다고 추정할 뿐”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13/202005130229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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