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5~10분 내 조치 이뤄지지만 총탄 흔적 확인하느라 20분 소요
軍, 세부 내용에는 함구로 일관
 

지난 3일 북한군의 GP(최전방 감시소초) 총격 사건 당시 우리 군이 대응 사격을 하는 데 20분가량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통상적인 북 도발에 대한 대응 시간보다 다소 긴 것이어서 '늑장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군 당국은 사건 당시 우리 군의 대응 사격 및 경고 방송에 시간이 얼마나 걸렸는지에 대해 "적절한 조치가 이뤄졌다고 본다"면서도 "유엔사 등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세부 내용은 함구하고 있다.

5일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사건 당시 DMZ(비무장지대) 내 우리 군 GP에서 북한군 총성을 들은 뒤 GP 외벽 총탄 흔적을 확인하고 대응 사격 및 경고 방송을 하는 데 20분가량 걸렸다고 한다. 북 총격 도발에 대한 대응 사격 시간은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5~10분 내에 이뤄진 경우가 많았다. 북 총격 도발 등에 대해선 2010년 천안함 폭침 및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이후 현장 지휘관의 선(先)조치·후(後)보고 대응 조치가 강화됐다. 과거 북 도발 시 군 수뇌부에까지 "쏠까요, 말까요?"를 물어 단호한 대북 대응에 실패했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것이었다. GP에 대한 총격 사건의 경우 GP 소초장이 대응 화기 및 수준 등을 판단해 즉각 선조치하도록 돼 있다. 군 관계자는 지난 3일 브리핑에서 "현장 지휘관(소초장) 판단하에 즉각적으로 조치한 것"이라며 "현장 조치가 잘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장 지휘관이 제대로 선조치한 것으로 보기엔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지적한다. 전방사단장을 지낸 한 예비역 장성은 "그 정도 시간이면 사단급 이상 상급 부대에 보고가 됐을 가능성이 높고 상급 지휘관의 지침에 따라 대응 조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이 구체적인 대응 시간을 밝히지 않는 점도 석연치 않다. 그동안 북한 도발이 발생하면 우리 군의 대응 조치를 분 단위로 공개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엔 이례적으로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매뉴얼에 따라 사전에 준비된 지역으로 대응 사격을 했다"고 밝혔을 뿐 북한군 GP 방향으로 쐈는지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06/202005060023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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