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만에 나타나 걷고 웃고 줄담배… 김정은 미스터리]
살 더 찌고 피부 좀 그을려… 시술 요양, 야외활동 등 해석 분분
北이슈 밀리자 의도된 칩거 해석도… 트럼프 "金 건강해 기뻐"
 

북한 관영매체들은 지난 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 열린 평남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하며 관련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김정은의 공개 석상 등장은 지난달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 주재 이후 20일 만이다. 이로써 김정은과 북한 체제를 둘러싼 각종 논란은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정은이 왜 3주간 두문불출했고 그동안 어디서 뭘 했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코로나 감염 우려로 원산에서 자가 격리를 했다는 분석이 유력한 가운데 김정은이 모종의 시술 후 요양을 했을 것이란 관측도 없지 않다.

◇코로나 피해 원산서 자가 격리?

김정은 건강 이상설은 지난달 15일 태양절(김일성 생일)에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으면서 불거졌다. 집권 후 태양절 참배를 거른 것은 처음이었다. 4월 10일에서 12일로 예고 없이 연기된 최고인민회의에도 불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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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공식에 대동한 6인의 北수뇌부 -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북한 고위 간부들이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태성 최고인민회의 의장, 김덕훈 당중앙위 부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 제1부부장, 박봉주 국무위 부위원장, 김정은, 김재룡 내각 총리, 조용원 당중앙위 제1부부장. /조선중앙TV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4월 11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 직후 코로나 감염 우려로 평양을 비웠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김정은의 측근이나 경호원 가운데 감염자가 나와 김정은이 원산 특각에서 자가 격리에 들어갔을 것이란 얘기다. 우리 정부도 "김정은이 원산에 체류하고 있다"고 수차례 밝혔었다. 김정은의 전용 열차도 원산에서 수차례 포착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 시각)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주변 부하들이 발열 증세를 보이자 원산으로 피신했던 것으로 한·미 당국자들이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이 공개한 준공식 영상을 보면 김정은의 근접 경호를 담당하는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은 검은색 마스크를 착용했다. 김정은과 고위급 인사들을 제외한 나머지 참석자들도 전부 마스크를 착용했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코로나가 평양에 확산했을 가능성이 적잖다"고 했다.

김정은은 자신의 안위에 국제적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새로 지은 비료공장을 '컴백 무대'로 골랐다. 경제난을 자력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매체들은 "알곡 생산을 결정적으로 늘릴 수 있는 돌파구가 열렸다"고 했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인민 생활 향상을 고민하는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부각해 체제 결속을 유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했다.

◇전동 카트 등장… 피부는 다소 그을려

김정은이 심혈관계 시술 후 요양을 했다는 주장도 여전히 제기된다. 단순히 자가 격리를 하느라 최고인민회의(12일), 태양절(15일), 인민혁명군 창건일(25일) 등 정치적 의미가 큰 행사에 전부 불참했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더구나 유력 외신들까지 가세해 어느 때보다 김정은의 안위에 대한 국제적 관심도가 높았던 상황이다.

일부에선 "김정은이 1일 행사 때 전동 카트를 이용하고, 걸음걸이가 다소 어색했다"며 여전히 김정은 건강에 의문을 제기한다. 김정은이 탄 전동 카트가 2008년 뇌졸중을 앓았던 김정일이 탔던 것과 비슷하다는 취지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카트를 탔다고 해서 (건강이) 석연치 않다는 건 근거 없다"고 했다.

오히려 김정은이 이번 행사에서 줄담배를 피운 점, 육안상으로 살이 찌고 피부가 다소 탄 것으로 보이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있다. 김정은이 담배를 피우면서 야외 활동을 이어갈 정도의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적 관심 끌기였나

김정은의 '20일 잠행'이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의도된 전술이라는 관측도 있다. 재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가 국내 이슈에 국한된 데다, 코로나 사태까지 터지며 올 들어 북한 이슈는 완전히 뒷전으로 밀렸다. 이에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의 시선을 붙잡기 위해 '의도된 칩거'를 택했다는 것이다.

김정은의 의도든 아니든,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김정은에 대한 발언을 연일 쏟아냈다. 그는 이날도 "나로 말할 것 같으면, 그가 돌아온 것, 그리고 건강한 것을 보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관심 끌기에 성공한) 김정은이 대북 제재 완화와 코로나 극복, 경제 지원을 얻어내기 위해 (대미·대남)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5/04/202005040011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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