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탈북자 출신 두 당선자, 대한민국 국민에 거짓 선전선동으로 답례"
태영호 "김정일, 뇌졸중 쓰러진 뒤 현지지도에 차량 사용…오늘 다시 등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김 위원장이 빨간 리본을 가위로 자르고, 좌우에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과 김재룡 내각 총리가 리본을 잡고 있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뒤에 받침대를 들고 서 있다.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자, 더불어민주당이 김정은 신변이상설을 제기했던 탈북자 출신 미래한국당 지성호·미래통합당 태영호 당선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두 당선자의 가짜뉴스가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트렸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두 당선자는 '나름의 근거가 있었던 주장'이라고 해명했다.

민주당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에서 "태 당선자와 지 당선자는 당신들을 따뜻하게 안아준 대한민국 국민에게 허위정보, 거짓 선전선동 등으로 답례한 것을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민국 정부가 '김정은 사망설'을 공식 부인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탈북자 신분을 이용해 가짜뉴스를 유포한 태 당선자와 지 당선자의 행위는 매우 부적절했다"고 했다.

민주당 이경 상근부대변인도 논평에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국민 혼란을 선동한 지성호·태영호 탈북자 국회의원 당선자와, 이들을 후보로 내고 허위발언을 허용한 미래통합당은 국민께 진심 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성호·태영호 당선자는 허위 발언에 대한 근거를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앞서 지 당선자는 지난달 30일과 이달 1일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 내부 소식통을 근거로 "김 위원장이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99% 확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망 시점에 대해선 "지난 주말(지난달 25~26일)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 사인(死因)에 대해선 "심혈관 쪽 수술 후유증"이라고 했다. 태 당선자는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미국 CNN 인터뷰에서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정말 수술을 받았는지 여부는 확신할 수 없다"고 했고, 자신의 주장에 대한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절(5·1절)이었던 지난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노란색 카트에 앉아있고 김재룡 내각 총리 등 간부들도 동석했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이에 대해 태 당선자는 페이스북에 올린 김정은 '깜짝 등장' 관련 입장문에서 "북한 최고지도자 신상에 관한 정보는 '최고 기밀사항'이라는 사실이 이번에 다시 한 번 확인됐다"며 "결과적으로 저의 분석은 다소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 건강이상설에 대한) 이번 북한 반응은 특이했고, 김정은이 태양절 참배마저 하지 않고 북한 주민들의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체제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상황까지 가는 것을 보며 김정은이 스스로 거동하기 어려운 지경일 것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고 해명했다.

태 당선자는 "과연 지난 20일 동안 김정은의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던 것일까"라며 김정은 건강에 대한 의구심은 완전히 거두지 않았다. 이날 북한이 공개한 사진 중 김정은 뒤에 차량이 등장한 것을 근거로 실제로 건강이 좋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김정일이 2008년 뇌졸중으로 쓰 러졌다 살아 나오면서 짧은 거리도 걷기 힘들어 현지 지도 때마다 사용하던 차량이 다시 등장한 것을 보면서 저의 의문은 말끔히 지워지지가 않았다"고 했다.

지 당선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정은 사망을 99% 확신한다'고 했던 것은 제 나름대로 파악한 것을 바탕으로 말한 것"이라며 "김정은의 건강에 문제가 없는지 속단하지 말고 좀 더 지켜보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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