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탈북 정치인인 입을 닫고 살아야 하나"

태영호 미래통합당 당선인은 29일 오후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탈북 정치인은 입을 닫고 살아야 하느냐”고 쏘아붙였다. 김병기 의원이 이날 오전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 당선인에 대해 “몇년 전까지 우리의 적을 위해 헌신했던 사실을 잊지 말고 겸손하고 언행에 신중하라”고 경고한데 대한 반박인 것이다.
지난 4.15총선에서 서울 강남갑에 출마해 당선된 북한 외교관 출신의 태영호 당선인/연합뉴스
지난 4.15총선에서 서울 강남갑에 출마해 당선된 북한 외교관 출신의 태영호 당선인/연합뉴스

앞서 김 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힌 태 당선인을 ‘스파이’로 몰아붙이기도 했다. 국정원 출신 여당 의원과 북한 외교관 출신 야당 의원 간 김정은의 건강이상설을 두고 설전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태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김정은의 신변과 북한 동향과 관련한 자유로운 견해와 분석을 내놓는데 동료 의원이 스파이, 감성을 자극하는 선전술, 국정원과 통일부, 군경의 북한정보파트 예산 전액을 삭감하여 드리겠다는 등 지나친 표현까지 쓰며 공격하는 데 대해 깊은 우려를 감출 수 없다”고 했다.

태영호 당선인은 또 “(김 의원의 말은)협박으로 들리며, 이런 주장은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에서 새 삶을 살고 있는 수많은 탈북민에 대한 공격이자 저를 선택해 국회로 보낸 강남 주민들에 대한 모독”이라며 “이 분의 주장대로면 고위 탈북자는 무조건 조용히 입을 닫고 살라는 건데, 이게 바로 김정은이 원하는 것이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이어 “지금 북한 핵심계층들은 앞으로도 김 씨 정권에 저항하지 말고 영원히 굴종하며 살라는 것인가”라며 “김정은 정권보다 더한 인신 공격을 동료 정치인에게 받게 되는 현실이 참 안타깝다. 내가 아는 자유 민주주의가 맞는지 모르겠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태 당선인은 “탈북 정치인의 입을 틀어막아 북한 문제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차단하려고 한다면 이는 명백히 반민주적이며 위험한 발상”이라며 “저는 굴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사선을 넘어 대한민국으로 오던 때 보다 더 굳은 결기와 죽기를 각오하고 시작한 길”이라며 “선거 때도 비슷한 음해를 수없이 받았고, 국회에 들어가게 된 상황에서 이런 공격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제가 아는 범위에서 북한체제의 본질을 알리고 정확한 분석과 전망을 제시해 올바른 대북정책을 추진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결심을 피력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29/202004290347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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