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2월 중순 독일 의료진에게 치료 받아"
"문제 없이 치료됐으나, 2개월만에 다시 쓰러져"

북한에서 4월 중순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필이 들어간 결재 서류가 노동당과 각 기관에 하달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정은은 지난 1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를 주재한 다음 18일째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데, 이 즈음부터 친필 결재서류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정은이 2월 중순 독일 의료진에게서 치료를 받았고, 당시 치료는 문제 없이 끝났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월 17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연합뉴스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노(牧野愛博) 일본 아사히신문 편집위원은 29일 주간지 겐다이비즈니스 온라인판 칼럼에서 '평양과 연락이 닿는 고위 탈북자'를 인용해 이같이 주장했다. 이 탈북자에 따르면 적어도 4월 중순부터는 김정은의 친필이 들어간 '1호 제의서'가 노동당과 각 기관에 하달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마키노 편집위원은 "김 위원장이 통상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은 틀림 없어 보인다"고 했다. 한국 정부는 북한에 "특이 동향이 없다"고 반복해서 확인하고 있다.

'1호 제의서'는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결재를 받아야 하는 서류다. 김정은은 제의서 내용에 동의했을 때 서명을 해 각 기관에 돌려보내고, 추가 지시사항 등이 있는 경우엔 서명과 함께 자필 메모까지 담아 하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 당국은 이 중 김정은이 자필 메모를 남긴 사안을 '친필 비준'이라고 부르며 서명만 한 사안(존함 비준)보다 우선적으로 처리한다. 김정일도 이 같은 방식으로 각 기관의 서류를 결재했다고 한다. 다만 이 '고위 탈북자'는 "김정은의 서명만 담긴 제의서도 하달되지 않고 있는 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고 한다.

CNN은 최근 김정은이 수술 후 심각한 위험에 놓여 있다는 첩보를 미 당국이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현지 시각) "그들(CNN)은 오래된 문서를 썼다고 들었다. 나는 그 보도가 부정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마키노 편집위원은 한·미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오래된 문건'은 독일 의료진이 2올해 2월 중순 김정은을 치료한 것을 가리킨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은 당초 프랑스 의료진 방북을 요청했으나 성사되지 않았고, 대신 독일 의료진을 불렀다"며 "2월 치료는 문제 없이 끝났다"고 했다. 지난 2월 16일 김정일 생일(광명절)을 맞아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을 참배했다는 이유다. 2월에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마키노 편집위원은 프랑스 의료진이 방북을 거절한 이유에 대해선 다른 관계자를 인용해 "프랑스 쪽에서 코로나를 이유로 방북 초청을 거절했을 수 있다"고 했다. 김정일은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쓰러졌을 때 프랑스 군의관이 뇌 수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키노 편집위원은 지난 12일부터 김정은이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에 대해 "김정은이 2월 치료 2개월 뒤 다시 쓰러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한 한·미 소식통을 인용해 "김정은이 심장 질환 치료를 받고 있고 현재 회복 중"이라면서 "김정은이 회복하더라도 건강이 완전히 안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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