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 이상설이 제기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름 넘게 모습을 감추고 있는 가운데 평양에서는 주민들의 사재기가 벌어지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워싱턴포스트가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애나 파이필드 워싱턴포스트 베이징지국장은 이날 ‘김정은이 와병 중이라는 소문은 사실일까? 평양도 웅성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평양에서 주민들이 쌀과 세제, 전자제품, 술 등을 사들여 비축하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처음에는 수입물품을 잇달아 사들이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생선 통조림이나 담배 등 자국 제품까지 사재기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부지구 항공 및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연대를 시찰했다고 지난 12일 보도했다./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부지구 항공 및 반항공사단 관하 추격습격기연대를 시찰했다고 지난 12일 보도했다./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파이필드 지국장은 “평양 상공에서는 헬리콥터들이 낮은 고도로 비행하고 있으며, 북한 내 열차와 중국 국경 밖 열차는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또 김정은이 평양을 떠나 있다는 소문이 평양의 엘리트 계층에도 전해지고 있으며, 이들은 지난 8년여 간 북한을 통치해 온 김정은의 상태에 대해 궁금해 하고 있다고 파이필드 지국장은 전했다.

파이필드 지국장은 김정은을 둘러싼 온갖 설들에 대해 “그가 다시 공개석상에 등장하기 전까지는 우리 중 누구도 알 수 없을 것”이라면서도 “이번에는 소문의 느낌이 다르다”고 했다. 특히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진 그간 북한의 권력 세습을 현재 상황과 비교하면서 “현재 북한에서 김정은이 사망했을 경우 그 파장은 가늠조차 하기 어렵다”고 했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후계 구도가 명확한 상황에서 사망했는데, 김정은에게는 확실한 후계자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 김정은의 후계자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거론되고 있긴 하지만, 그가 젊은 여성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고위층에서는 나이와 성별을 엄격하게 따지는 유교적 전통이 있어 이 두 요소에서 약점이 있는 김여정을 지도자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27/2020042701875.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