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상설은 北 잘못되길 바라는 사람들의 呪文"
"보름 잠행은 보통…잠행 기간 20일 되기 전 나타날 것"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전 통일부 장관)이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건강 이상설에 대해 "남북 관계가 잘못되기를 바라는, 저주하는 사람들의 주술적인 주문(呪文)"이라며 "김정은 이상설은 추측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 "사진을 보니 (김 위원장이) 걸어 다니더라, 일 없다(괜찮다)"고 말했다. 이는 정찰기로 찍은 사진을 통해 정보당국이 김정은의 건강 상황을 확인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연합뉴스

정 부의장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총선이 압승으로 끝났고, 코로나는 이제 터널 끝을 향해 가고 있다"며 "남북 간의 교류, 화해 협력 분위기가 살아날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니 그러면 손해를 볼 수 있는 사람, 밥벌이가 없어지는 사람들이 만들어 낸 일종의 페이크 뉴스(가짜뉴스)"라고 했다.

김정은은 지난 12일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김일성 생일인 지난 15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까지 건너 뛰면서 신변 이상설이 나왔지만, 북한 매체들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전날 일본 아사히신문은 중국 공산당이 베이징의 인민해방군총의원(301병원)에서 의료 전문가팀 약 50명을 파견했고, 북·중 외교의 축을 담당해 온 쑹타오(宋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이끄는 형태로 북한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정 부의장은 "군의관 50명이 평양에 들어갔다는 것은 김 위원장이 위중하지 않다는 반증"이라며 "심혈과 계통 병이라면 전문의가 가야 한다. 군의관 50명이 들어가서 김 위원장을 치료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전날 미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위성사진을 분석해 김정은의 전용 열차로 추정되는 열차가 지난 21일 이후 북한 원산의 한 기차역에 정차해 있다고 보도했다. 정 부의장은 "원산에 갈마비행장도 만들고 관광단지를 개발하고 있다. 휴양시설이 많다. (김 위원장이) 거기 가 있는 것 같다"며 "(김 위원장이) 부축을 받거나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것은 보지 못했고 사진을 보니 걸어 다니더라, 일 없다(괜찮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사회자가 '위성사진으로 걸어 다니는 것도 잡히냐'고 묻자, 정 부의장은 "위성이 아니라 정찰기로 사진을 찍으면 축구공 크기도 판별이 된다"고 했다. 정보당국이 김정은이 움직이는 모습을 사진을 통해 확인했다는 뜻으로 보인다.

정 부의장은 "(김 위원장은) 며칠 있으면 나타날 것"이라며 "보름씩 잠행(潛行)하는 것은 보통이다. 잠행이 20일이 되기 전에 나타날 것이고 길어야 40일"이라고 말했다. 5월 초, 늦어도 5월 하순에는 김정은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제가 파악하기로는 (김정은이) 공개적인 행보를 보이지 않는 것은 맞는다"며 "일각 보도처럼 중대한 일신상 변화는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추정컨대 평양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고, 호위총국 수행원도 코로나가 발생한 것 같다"며 "안전 차원에서 김정은을 다른 곳으로 피신시킨 게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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