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건강과 관련한 온갖 소문과 추측이 열흘 넘게 쏟아지고 있다. 어제 영국·일본 언론은 '중국 정부가 북한에 의료진을 급파했다'고 보도했다. 우리 국회 외교통일위원장도 "김정은이 엄청난 위중 상태일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이 김일성 생일(4월 15일)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이후 미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가 '김정은 중태' 정보를 주시하고 있다"고 했고, '식물인간 상태'라는 일본 보도도 있었다. 청와대가 "북에 특이 동향이 없다"고 하는데도 이런 관측이 끊이지 않는다.

과거에도 북 최고지도자 신변을 둘러싼 루머는 종종 제기돼 왔다. 워낙 폐쇄 집단이라 사실 확인이 힘들고 소문이 확대 재생산되곤 했다. 이번에도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지만 의심스러운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김정은이 권력을 잡은 뒤 처음으로 김일성 생일 참배에 불참했다. 신변 이상설이 나오면 늘 민감하게 반응해온 북 당국이 이번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극단적 상황은 아니더라도 북에 뭔가 이상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게 무리는 아니다.

이런 관측이 사실인지 헛소문인지는 조만간 확인될 것이다. 절대왕정인 북 시스템에서 김정은의 '신변 이상'은 예측 불허의 권력 투쟁, 붕괴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정은 건강 문제가 아니더라도 코로나 사태가 북한을 어떻게 흔들어 놓을지도 모른다. 어떤 경우든 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는 크게 출렁일 수 있다. 우리로선 경계심을 늦출 수 없다. 미확인 정보에 휘둘리거나 추측하지 말고 모든 종류의 비상사태를 염두에 두고 차분히 대비해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26/2020042601519.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