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착용하고 출근하는 평양 시민들./조선중앙통신

북한 당국이 중국에서 수입한 국가전략물자를 빼돌려 시장에 팔아넘긴 간부 세 명을 국가반역죄로 총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7일 보도했다.

RFA 보도에 따르면 평안북도의 한 무역관련 소식통은 지난 5일 "지난 3월 신형 코로나비루스(우한 코로나) 사태 속에서 당국이 단동-신의주 세관을 예외적으로 열고 급하게 국가전략물자를 들여왔다"면서 "이렇게 들여온 국가전략물자를 빼돌려 장마당에 팔아넘긴 간부 세 명이 며칠 전, 국가반역죄로 재판도 없이 총살됐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지난 3월 23일 10여대의 무역트럭과 국제화물열차 편으로 수입된 국가전략물자는 태양절(4.15 김일성 생일)을 맞으며 간부들에 선물할 식품들이었다"면서 "해당 자재는 검역과 소독을 거친 후 물류창고로 들어갔다가 중앙에서 지정한 여러 단위로 공급되는 과정에서 식료공장의 한 간부가 물류담당 간부에게 뇌물을 주고 국가공급량보다 콩기름 5톤을 더 받아 장마당에 넘겼다"고 했다.

이어 "평안북도 시장들에서 판매되는 콩기름이 모두 중국에서 들여온 국가전략물자라는 신소가 중앙에 올라가면서 시장 판매 콩기름의 유통과정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면서 "조사과정에서 물류창고책임자와 물품공급자, 물품 인수원이 공모해 국가전략물자를 빼돌린 사실이 발각됐다"고 했다.

소식통은 또 "조사결과는 1호(김정은) 보고로 올라갔으며, 이 사건은 신형 코로나비루스 사태로 비상시국인 지금 중앙에서 긴급물자로 들여온 선물자재에 손을 댔으니 국가반역죄로 처리하라는 1호 방침에 따라 총살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해당 간부들이 언제 어디서 총살되었는지 정확한 장소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평안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지난 1월 말부터 신형 코로나비루스를 방역한다며 당국이 국경을 봉쇄하면서 신의주시장에는 식량을 비롯한 수입 사탕가루(설탕), 콩기름 등이 품귀해졌고 가격도 급등했다"며 "콩기름 값이 이처럼 급등하자 식료품과 물류 담당 간부들이 짜고 국가전략물자로 들여온 콩기름을 뻬돌려 크게 한 몫 보려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지난 3월 하순 이후부터 이상하게도 장마당에 중국산 콩기름이 공급되고 가격도 내려가면서 이를 이상하게 여긴 사람들이 중앙당에 신소함으로써 이번 사건이 드러나게 됐다"고 했다.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