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6일 개최한 ‘우주 공간에서의 위협과 도전’을 주제로 화상회의에 참석해 발언하는 토론자들. /RFA, 화상회의 동영상캡처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고고도에서 폭파시켜 그 때 발생하는 전자기파(EMP)로 인공위성과 지상의 전자장비를 파괴시킬 수 있다는 미국 민간 연구기관의 보고서가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6일(현지시각)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우주 공간에서의 위협과 도전’을 주제로 화상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는 지난달 31일 이 연구소에서 발간한 2020년 우주위협평가(Space Threat Assessment 2020) 보고서 내용을 중심으로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 우주 공간에서 미국의 위협으로 여겨지는 국가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뤄졌다.

보고서에서 북한은 우주 공간에서 인공위성을 공격하는 기술을 개발해왔다고 지적했다. 보고서 공동저자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마케나 영(Makena Young) 연구원은 이날 화상회의에서 "북한은 대신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고고도의 우주공간에서 폭파시켜 그 잔해로 인공위성을 공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고고도에서 폭파시켜 이 때 나오는 강력한 전자기파로 인공위성 뿐 아니라 지상의 모든 전자장비를 무력화하는 전자기파(EMP)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2017년 북한이 수소폭탄 개발을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략적 목적에 따라 고공에서 폭파시켜 광대한 지역에서 초강력 전자기파 공격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말했다.

전자기파 공격은 핵탄두를 공중에서 폭파시켜 해당 지역의 전력망과 컴퓨터망 등 전자장비를 파괴하거나 마비시키는 강력한 전자파를 순식간에 분출하는 것으로 그 파괴력은 수백 킬로미터 이상 떨어진 곳의 지하 전자장비까지 손상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고서에선 북한이 발사했다고 주장하는 인공위성이 궤도에 올라간 경우가 지금까지 두차례 뿐이고 개발 중이라는 대륙간탄도미사일에 제대로된 유도(guided) 운항 기능이 없는 것으로 평가하고 북한이 인공위성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무기 기술은 갖고 있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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