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실러 박사 "사진 속 미사일, 발사대 대비 크고 길어"
"동시 다발적으로 다양한 무기 체계 실험, 비효율적"
 
북한은 지난 29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가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이었다고 30일 밝혔다./노동신문, 연합뉴스

북한이 시험 발사했다며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 발사 사진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31일 보도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3가지 이상의 신형 무기를 잇따라 선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무기 개발 표준 절차에서 크게 벗어난다고 지적했다.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박사는 "북한이 지난 30일 초대형 방사포가 시험 발사를 하는 사진을 공개했는데 미사일과 발사대의 비율을 보면 미사일 구경이 발사대에 비해 너무 크고 길이가 길다"며 "사진을 조작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그는 "이동형 차량 주변의 먼지 발생도 인위적이고, 미사일 끝에서 나오는 화염 주변의 조명도 부자연스럽다"고도 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센터 소장은 "현재 사진을 분석 중이기 때문에 조작 가능성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겠다"면서도 "북한이 신형이라고 주장하는 이번 방사포 체계와 관련해, 영상을 제한적으로 공개하는 등 수상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발사가 종전에 공개했던 초대형 방사포와는 다르다는 한국 합참의 분석 역시 현재 공개된 정보로는 수긍하기 힘들다"며 "비행거리와 고도, 외형을 비교했을 때 같은 600mm용 방사포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이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와 신형 지대지 전술유도무기(KN-24), 초대형 방사포(KN-25) 등 최소 3가지 이상의 신형무기를 동시다발적으로 시험하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북한의 전반적 산업 역량을 고려할 때 복수의 팀이 동시 다발적으로 유사한 무기체계의 실험을 진행하는 점은 어색하다"며 "일반적인 무기 개발 표준에서도 벗어나는 행태다. 상당히 비효율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루이스 소장과 실러 박사도 이같은 견해에 공감하면서 "KN-23과 KN-24의 경우 사거리와 비행 특성이 너무나 유사하다"며 "동시에 개발을 추진하는 의도와 설계 목적이 불명확하다"고 지적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KN-23의 경우 수출용으로 해외에 이미 존재하는 다양한 이스칸데르 계열 무기를 들여온 뒤 몇 년 간 사용하지 않고 보관하다가 최근 성능 실험을 강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와 기능이 유사한 KN-24의 경우 불법 수입한 KN-23을 바탕으로 자체 독자 개발을 추진하던 중 발사 실험을 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KN-25의 경우 별도의 연구인력이 기존 KN-09의 후속형으로 오래 전부터 연구하다가 최근 발사 실험에 돌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마치 이 모든 무기들을 동시에 독자 개발하고 있는 것처럼 의도적으로 노출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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