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발사부터 간격 1분 이상 차이" 연사 능력엔 의문
 
노동신문이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로,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탑재된 4개의 발사관으로 구성된다. /노동신문
노동신문이 공개한 '초대형 방사포'로, 이동식 발사차량(TEL)에 탑재된 4개의 발사관으로 구성된다. /노동신문

북한이 9일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을 포함해 미사일·방사포 10여발을 발사했다. 미국의 미사일 전문가들은 북한이 지난 2일에 이어 일주일에 걸쳐 2차례 미사일 도발에 나선 데 대해 다양한 탄도 비행 실험을 통해 미사일 방어체계를 회피하려는 의도라고 보고 있다.

이언 윌리엄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미사일방어프로젝트 부국장은 9일(현지시각) 미국의소리(VOA) 방송 인터뷰에서 "이번에 북한이 쏜 발사체가 동일한 초대형 방사포라고 가정했을 때, 이번 달의 두차례 미사일 발사 모두 발사 각도가 낮았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과거에 비해 짧아진 비행거리와 낮아진 정점 고도 등을 고려하면, 낮은 발사각으로 발사하면서 다양한 궤적 실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사드·THAAD)의 요격 고도 등을 감안하면, 이같은 낮은 궤적의 비행을 방어하는 것이 상당한 도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사드의 미사일 최대 요격 사거리는 200km, 요격 가능 고도는 40~150km인데, 이번에 북한이 쏜 발사체의 사거리는 최대 200km, 정점 고도는 50km로 사드의 최저 요격 고도 수준이라는 것이다.

윌리엄스 부국장은 고도가 낮은 발사체를 겨냥한 패트리어트 체계 등으로 요격이 가능하겠지만, 문제는 한반도의 짧은 종단 거리 때문에 요격에 대응하기 위한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도 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북한이 기존 탄도 궤적에서 고도를 낮추고 있는 것은 미사일 방어 체계를 회피하는 전술을 시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를 사드의 요격 사거리 밖에서 낮은 발사각으로 쏠 경우, 탄도 궤적 하강 지점에서 이미 사드의 요격 고도 밖으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의 미사일 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박사도 다양한 탄도 궤적 실험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실러 박사는 "전문 용어로 '발사 도표'로 불린다"며 "미사일을 자체 개발 할 경우, 실전에서 표적에 타격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실험 과정"이라고 했다.

다만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가 아직 연속발사 능력은 완전히 갖추지 못했다는 분석도 있다. 합참 발표에 따르면, 북한의 지난 9일 방사포 발사 첫 발과 두 번째 발사 간격은 20초, 두 번째와 세 번째 발사 간격은 1분 이상으로 탐지됐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일반적인 연사 실험이라면 향후 3발이 아닌 4발을 쏘는 것이 논리적"이라며 "3번째 발사부터 1분 이상 차이 나는 이유로 발사 고장 등의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말했다. 실러 박사도 이같은 견해에 공감을 나타내면서 "20초 간격 역시 일반 방사포의 실전 성능으로선 여전히 길다"며 "향후 연사 시간을 더 줄이려는 시도를 할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10/202003100139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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