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美의 북한 비핵화 전략 작동 안해... 유연하고 현실적이어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미국의 북한 비핵화 전략에 대해 "북한에 비핵화를 먼저 하면 보상해주겠다는 전략은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좀더 유연하고 현실적인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문 특별보좌관은 이날 미국 싱크탱크 국익연구소가 ‘2020년의 북한, 화염과 분노 또는 평화로의 길?’을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해 "미국은 좀더 유연하고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 ‘비핵화를 먼저 하면 보상해주겠다’는 (미국의) 전략은 현실적으로 추구할 수 없다. 그것은 작동하지 않는다"고 했다.

문 특보는 "이것은 북한이 ‘미국이 적대정책을 영구적이고 되돌릴 수 없을 만큼 철회하고 나면 협상 테이블에 돌아오겠다’고 대응해온 이유"라며 "워싱턴과 평양 간 완전한 평행선이다. 양측은 일종의 타협적 접근법을 찾아낼 필요가 있고, 또한 미국은 좀더 대담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길 진정 바란다. 미국은 북한의 불만을 충분히 들었다"며 "이제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협상 타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도 했다.

문 특보는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에서 미 국방장관 정책보좌관 등을 지낸 밴 잭슨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원의 대북 비핵화 해법을 예로 들었다.

잭슨 연구원은 ‘핵무기 통제 패러다임’ 채택을 통해 북한 비핵화의 대가로 평화협정 서명, 주한미군 감축, 미국 또는 국제 사회의 ‘협력 기금’ 조성, 제재를 완화하되 북한의 합의 위반 시 되돌리는 ‘스냅백 제제완화’ 등을 제시했다는 게 문 특보의 설명이다.

문 특보는 "여러분은 잭슨 연구원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을 제안한 것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면서도 "이 결의안은 북한이 비핵화를 향해 무슨 조처를 할지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것은 결함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 영국, 프랑스는 좀더 창의적인 생각을 내서 현재 교착상태의 새로운 돌파구를 여는 방식으로 제안을 수정할 수 있다"며 "우리는 생각해봐야 할 많은 것들이 있다"고 했다.

아울러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리가 너무 엄격하지 말고 유연해지자는 것, 관성에 끌려다니지 말고 먼 과거의 의존을 뛰어넘는 어떤 창의적 생각을 찾아내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