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신년 협박]
원고지 91장 분량 전원회의 보고… 3일간 심각, 나흘째는 밝은 표정
 

나흘 회의 힘들었나… 입술 주변에 뾰루지 - 조선중앙통신이 1일 공개한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사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입 주변에 뾰루지가 난 모습이 포착됐다. 나흘간 마라톤 회의로 피로가 누적된 것이라는 관측이다.
나흘 회의 힘들었나… 입술 주변에 뾰루지 - 조선중앙통신이 1일 공개한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사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입 주변에 뾰루지가 난 모습이 포착됐다. 나흘간 마라톤 회의로 피로가 누적된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이번 연설에서 가장 많이 언급한 키워드는 '자력'과 '정면 돌파'였다. 사실상 그의 신년사로 볼 수 있는 이번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보고에서 김정은은 '자력'을 23회, '정면 돌파'를 22회 언급했다. 김정은은 "우리의 전진을 저해하는 모든 난관을 정면 돌파전으로 뚫고 나가자. 이것이 전체 인민이 들고 나가야 할 투쟁 구호"라고 했다.

김정은은 31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회의에서 대북 제재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숨기지 않았다. '난관'이라는 단어는 김정은이 제시한 구호를 비롯해 총 13차례 등장했고, '난국'(4회) '곤난'(2회) '장애'(2회) '도전'(5회) 등도 빈번하게 썼다. "전대미문의 혹독한 도전과 난관" "적대 세력의 도전은 집요하고 부닥친 난관도 만만치 않다"며 경제난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기어이 자력 부강, 자력 번영하겠다"고 했다. 이는 김정은이 집권 초기인 2012년 4월 "우리 인민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고 했던 것과 배치된다.

김정은은 경제 담당인 내각에는 "경제사령부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다"고 질책했다. "타성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폐단이 산적됐다" "부진하다" 등 강도 높은 표현도 썼다.
 
 
이날 조선중앙통신 등에 보도된 전원회의 결과는 원고지 91장 분량으로, 조선중앙TV가 이날 오전 회의장 분위기를 약 한 시간 분량 동영상으로 편집해 보도했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이 '전략 무기' 개발 등을 언급하는 대목에선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인 북극성-3형 등 과거 열병식 때 등장한 무기 사진을 비추었다.

북한 매체가 1일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김정은은 앞서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린 전원회의 때는 시종 굳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31일 회의에서는 이전과 달리 밝은 표정으로 팔을 내저으며 발언했다. 참석 간부들도 3일 동안은 '받아쓰기'만 하던 분위기였다. 그런데 마지막 날 회의 때는 미소를 짓는 등 비교적 표정이 밝아졌다. 경색된 미·북 관계와 대북 제재로 인한 어려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자신감을 일부러 과시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TV 영상에는 김정은의 입술 주변에 뾰루지가 돋아 있는 모습도 잡혔다. 나흘에 걸쳐 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체력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검은 인민복과 뿔테 안경 등의 복장은 할아버지 김일성 주석의 생전 모습을 그대로 흉내 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02/202001020023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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