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신년 협박] 김정은 달래고 으르는 美
 

지난달 31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핵·미사일 시험 모라토리엄(유예)' 약속 파기를 시사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발언과 관련, 미·북 관계가 2년 전 '화염과 분노' 상황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김정은 관련 발언에서 '전쟁'이란 단어를 사용하며 그가 실제로 도발할 경우 강경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시사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김정은이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위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한 발언을 잘 봤다"며 "그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갈등과 전쟁보다는 평화와 번영을 선택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은이 (2년 전의 잘못된) 방향으로 가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이날 미 CBS를 통해서도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약속을 저버린다면 이는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 발언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취재진을 만나 "나는 김정은이 '크리스마스 선물(도발)'들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발신하는 것을 안다"며 "나는 선물이 예쁜 꽃병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정은은 싱가포르에서 계약서에 서명했다. 합의문 첫째가 '비핵화'였다"며 "나는 그가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켜보자"며 "나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했다. 김정은과의 대화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핵·미사일 모라토리엄 약속을 깨지 말 것을 압박한 것이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장거리 미사일 도발은 비핵화 협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미 전문가들은 북한의 도발 수위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본지에 "북한이 ICBM이나 핵실험 전에 먼저 중거리 미사일 실험을 할 수 있다"며 "외교적 지렛대를 극대화하기 위해 긴장을 점점 고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도 "가능성은 작지만 핵탄두를 탑재한 ICBM을 태평양 상공에서 터트린다면 이는 미국에 대한 직접 공격으로 간주해 선제공격해야 한다"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김정은이)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경고사격을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북한의 강경책은) 제재 완화를 얻어 경제 발전을 이루기 위한 전략"이라며 향후 대화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봤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1/02/20200102002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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