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최근 상황 北에도 이롭지 않다"⋯ 시진핑과 55분간 회담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후 12시 50분부터 55분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은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회의 이후 6개월 만이다. 두 정상은 곧이어 공식 오찬에 들어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머물고 있고,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하며 군사적 도발을 예고하는 현 상황과 관련해 "북·미 대화가 중단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최근 상황은 우리 양국은 물론 북한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모처럼 얻은 기회가 결실로 이어지도록 더욱 긴밀히 협력해가길 희망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중 간 교류가 활기를 되찾아 양국 교역이 2000억달러를 넘어섰고 800만명이 넘는 국민들이 이웃처럼 양국을 오가고 있다"면서 "잠시 서로 섭섭할 수는 있지만 양국의 관계는 결코 멀어질 수 없는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으로 한·중 관계가 냉랭해진 것을 '잠시 서로 섭섭할 수 있다'고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어 "시 주석과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 주도의 신실크로드 구상) 구상과 한국의 신남방·신북방정책 간의 연계 협력을 모색키로 합의한 이후 최근 구체적 협력 방안을 담은 공동보고서가 채택됐다"면서 "이를 토대로 제3국에 공동진출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협력 사업들이 조속히 실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가까운 시일 내에 시 주석을 서울에서 뵙길 기대한다"고 했다.

시 주석은 "중·한 양국은 아시아에서 나아가서 세계에서 무게감과 영향력이 있는 나라"라면서 "양자관계가 보다 더 발전 할 수 있도록 실현하고 지역의 평화·안정·번영을 촉진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체제를 수호하는 등 여러 방면에서 넓은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어 "우리는 줄곧 긴밀하게 협력을 해온 친구이자 파트너"라며 "중·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심화·발전시키고 양국의 공동 이익을 수호하고 넓혀야 한다"고 했다.

이날 양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 대화 복귀를 촉구하는 데 한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비핵화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북한에 영향력을 가진 중국이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한·중 관계 발전에 대해서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한반도 배치를 둘러싸고 불거진 양국 갈등을 해결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