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실무 협상의 수석 대표이자 미국 국무부 부장관에 지명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11일(현지 시각) 뉴욕 맨해튼에서 15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들과 회동하고 국제 사회의 대북 압박 공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대표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이사회 회의 직전 이사국과 오찬 회동을 했다. 원래 안보리 유럽 이사국들은 ‘세계 인권선언의 날’인 10일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토의 개최를 요구한 상태였다. 하지만 미국은 주도해서 예정된 회의 날짜를 하루 늦췄고 토의 주제도 ‘북한 미사일 문제’를 논의하는 쪽으로 바꿨다.
 
 지난 2월 9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9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가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건 대표의 오찬 회동은 안보리 회의에 앞선 ‘사전작업의 일환’으로 보인다. 유엔 소식통에 따르면 비건 대표는 이날 오찬에서 "미국이 최근 북한 관련 상황이 엄중하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안보리가 단합된 모습으로 대북정책을 해나가야하며 이런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야 한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외교적 해법의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제기된 현재 상황이 엄중하다는 평가와 안보리가 일치된 목소리로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안보리에서 북한 미사일과 도발 문제가 실제로 논의되면, 단순하게 말로 경고하는 것 보다 국제 사회 협력을 통한 ‘실질적 조치’로 대북 압박이 가능해진다. 북미 관계는 거친 언사를 주고받는 수준을 넘어 서로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는 단계로 접어드는 셈이다.

미국 측은 이날 오후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 단호하게 경고한 상황이다. 켈리 크래프트 주유엔 미국 대사는 회의 발언을 통해 "북한은 우리와 함께하는, 어렵지만 담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발언했다.

크래프트 대사는 또 "지난 1년 반 미국은 북한과 지속적인 협상을 이어왔다"며 "우리는 그 합의를 향해 구체적인 조치를 병행하며 동시에 취할 준비가 돼 있고, 우리는 어떻게 접근해야할지 유연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한편 북한은 지난 8일(한국 시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향후 인공위성 발사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을 할 수 있다는 경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곧바로 트윗을 통해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며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이에 북한도 반응했다. 북한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9일 발표한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에 "우리(북한)는 더이상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이렇듯 경솔하고 잔망스러운 늙은이여서 또다시 ‘망령든 늙다리’로 부르지 않으면 안 될 시기가 다시 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간다면 나는 트럼프에 대한 우리 국무위원장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12/20191212014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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