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프레스 이시마루 지로씨
 

북한을 전문 취재하는 아시아프레스의 이시마루 지로(石丸次郞·57·사진) 오사카 사무소 대표가 최근 주력하는 문제는 재일교포 9만여 명의 북송 사업이다. 그는 오는 14일 재일교포 북송 사업 60년을 맞아 '북조선(북한) 귀국자의 기억을 기록하는 모임'을 발족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지난달에는 이 모임 주최로 와세다대에서 탈북 재일교포들이 등장하는 심포지엄을 열어 일본 사회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이시마루 지로
/오종찬 기자

이시마루씨는 1일 전화 인터뷰에서 "약 200만엔을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은 후 현재 일본에 정착한 재일교포 탈북자 15명을 인터뷰해 기록했다"며 "총 50여 명의 증언을 통해 북송사업의 실상을 알리고 이들을 돕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그는 북송됐다가 탈북한 재일교포와 그 자녀를 약 500명으로 추정했다. 이 중에서 200~300명이 일본에 정착했다고 보고 있다. "한국이나 일본에 정착한 탈북 재일교포들은 북에 남은 가족이나 지인들에게 피해가 갈까 봐 증언에 소극적이다. 또 북한에서 살다가 왔다는 것을 밝히면 주택 임차, 이웃 관계 등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길까 우려한다."

"인생을 걸고 북한을 취재하고 있다"고 말해온 그가 북송 사업에 구체적으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98년. "당시 중국의 북한 접경지역에서 북한의 대기근에 대해 취재하다가 일본말 하는 여성 탈북자를 만나 충격을 받았어요. 북송된 재일교포 부모를 중국으로 데리고 나올 테니 살려달라고 해서 도우면서 북송 사업에 눈을 뜨게 됐습니다."

그는 북송 사업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북한에 건너간 후 인생의 자기 결정권이 없어진 것"을 꼽았다. "거주지 선택 자유도 없었다. 자신의 뜻으로 인생을 개척할 수 없는 환경에 가게 된 것이 불행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일본 정부와 일본 사회의 책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재일교포 북송은 일본 사회가 절대 잊어버리면 안 되는 문제다. 절대로…. 이들은 일본 사회가 등을 밀어서 사지(死地)로 보낸 사람들이다. 최소한 일본에 구사일생으로 다시 입국한 사람들을 제대로 지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한국 사회에 대해서도 "북한에서 고통을 받다가 탈북한 분들은 따뜻한 시선으로 돌봐줘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03/201912030012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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