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방 해안포대 왔는데 '깜깜이'… 對北정보·탐지체계에 구멍 뚫려
軍안팎 "美와 정보공유 문제 있나"
 

우리 군은 북한의 창린도 도발 동향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도발 이후에도 한동안 그 의미를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향 탐지를 통해 포착한 포격 음원(音源)을 통해 포 사격이 있었다는 추정만 했지, 사격 방향과 탄착 지점, 발수를 특정하지 못했다. 우리 군의 대북 정보·탐지 체계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노출한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선을 완전히 놓친 것은 더 큰 정보 실패라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최고 지도자가 연평도 포격 도발 9주기에 맞춰 서북 도서 최전방 부대까지 내려왔는데 우리 군과 정보 당국은 깜깜이였던 것이다. 군 관계자는 "대규모 수행원을 거느리고 우리 코앞까지 내려온 김정은을 놓친 것은 아쉽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북한의 해안포 수백 문을 모두 상시 감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도발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도발 후에도 구체적 정보를 파악하지 못한 것은 문제"라고 했다. 우리 군은 서북도서 해안포 감시·정찰을 위해 무인기를 도입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

군은 북한의 이번 포격 낙하지점이 서해북방한계선(NLL)을 넘지 않았다고 했지만, 그마저도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군 관계자는 "군 당국이 탄착 지점을 알지 못한다고 하면서 어떻게 NLL을 넘지 않았다고 확언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군 안팎에선 정찰위성 등으로 김정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미군과의 정보 공유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전직 국방부 관리는 "미국이 제공하는 군사 정보의 양과 질은 어느 정도 한·미 관계에 영향을 받는 게 사실"이라며 "미국과의 정보 교류 시스템이 정상 가동 중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보도가 없었다면 군이 이번 도발을 숨기려 했던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 9주기에 맞춰 포사격 훈련을 했음에도 북한이 공개하자 마지못해 공개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27/2019112700238.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