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합비행훈련 실시 예정", 한국은 그동안 '각자 훈련' 강조
일각 "北 눈치보느라 '연합' 뺐나"
 

미 국방부가 취소된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훈련을 대신해 '연합비행훈련행사(Combined Flying Training Event)'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대규모 연합 공중 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 취소 후 한·미 공군이 연합훈련이 아닌 '각자 훈련'을 한다는 입장이었다. 한·미가 같은 훈련에 대해 다른 말을 하는 것이다.

데이브 이스트번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우리는 '연합비행훈련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답했다. 미군이 훈련 명칭의 첫 글자를 대문자로 쓴 것은 이 훈련의 이름을 비질런트 에이스에서 '연합비행훈련행사'로 바꿨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트번 대변인은 언론 통화에서도 "연합훈련을 실시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모든 훈련과 마찬가지로 이 훈련 목적도 양국 군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상호 운용성을 향상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이 비질런트 에이스를 대체한 훈련 이름에 '연합'이라는 표현을 넣은 것은 우리 군의 기조와 다르다. 군은 그동안 비질런트 에이스를 실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히며 "한국군과 주한 미군이 각자 단독 훈련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각자 훈련'이라는 기조에 방점을 맞춘 것인데 미군은 '연합훈련'을 얘기한 것이다. 이 때문에 군 안팎에서는 "실제로는 연합훈련인데 북한 눈치를 보느라 연합훈련이란 명칭조차 사용하길 꺼리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작년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선언한 뒤 취소됐다. 이후 한국군과 주한 미군은 작년 12월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이란 이름으로 각각 독자적으로 비행 훈련을 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 실시될 '각자 훈련'의 규모는 비질런트 에이스 시절보다 줄어 들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공군은 작년 12월 3일부터 7일까지 비질런트 에이스를 대신해 F-15K 전투기 등 수십 대 전력이 참가한 단독 훈련을 실시했고 올해 역시 비슷한 규모로 훈련을 할 예정이다. 마지막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이 있었던 2017년 12월엔 스텔스전투기인 F-22와 F-35A는 물론 '죽음의 백조' B-1B 랜서 등 230여대가 참가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06/20191106002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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