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北ICBM 이동식 발사' 묻자 "해석差일뿐 생각 같다" 동문서답
결국 "이동 발사대서 쏘기도" 인정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4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기술적으로 이동식 발사대(TEL)로 발사하기 어렵다'는 발언에 대해 "약간 해석 차이가 있지만, (정 실장의 답변이) 저희 생각과 같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 참석한 정 장관은 이렇게 답변하며 정 실장을 옹호했다. 하지만 군 정보 당국의 판단과는 정면으로 어긋나는 정 실장 발언을 국방위원들에게 납득시키긴 어려웠고, 정 장관의 답변은 꼬였다.

정 장관은 '북한이 TEL에서 ICBM을 발사할 수 있느냐'는 야당 의원들의 수차례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대신 "군에서는 '이동식 발사대냐, 고정식 발사대냐' 하는 부분을 떠나서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을 정말 하나하나 빠트리지 않도록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동문서답했다. 정 장관은 'TEL로 발사한 사례가 있느냐'는 질의에는 "(발사대를) 이동해서 고정 발사대에서 (발사)한 적도 있고, 지지대를 대서 발사한 것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실장은 안보실장 위치에서 모든 것을 고려하면서 답변하시는데, TEL의 기본적 능력과 관련해 TEL을 움직여서 바로 그것(발사체)을 쏜 게 아니라 고정식 발사대나 지지대 등을 사용해서 발사했다는 차원에서 답변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북한이 TEL로 ICBM을 운반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TEL에서 바로 쏘지는 않았으니 정 실장 답변도 틀리지 않는다는 취지였다. 이를 두고 군 관계자는 "TEL 자체가 미사일을 이동해 직립시키는 수단인데 이걸 장관이 정 실장 발언에 끼워 맞추는 과정에서 말이 꼬인 셈"이라고 했다.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정 실장의 발언을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정종섭 의원은 "정 실장은 제정신인가"라며 "군이라도 제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했다. 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정 실장의 운영위 발언은 위증에 가깝다"며 "이렇게 기본적인 팩트를 틀릴 수 있는가"라고 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은 "장관이 한심한 청와대 참모들을 상대하느라 마음고생을 한 것 같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05/20191105002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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