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퍼트 前대사 "北 '기회의 창' 무한하지 않아...대북압박 더 강해질 수도"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는 3일 미·북 간 비핵화 협상 재개 가능성에 대해 "협상의 키는 북한에 있다"며 "한·미는 (북한을 향해) 공동으로 '기회의 창(窓)'이 열려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 창은 무한하지 않고 언젠가는 닫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이날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4회 국제해양력심포지엄'에서 참석해 "한·미는 신뢰성 있는 노력을 이행했고 북한의 비핵화와 고조된 상황들을 풀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며 "(북한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비핵화에 대한 실무협상을 시작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미·북 비핵화 협상이 조속히 재개되지 않는다면 미국 정부가 현재의 대북압박 정책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시사했다. 그는 "과거에도 대북 압박이 효과를 봤듯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오기 위해 추가 압박 조치를 취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라며 "북한은 이런 기회를 전략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리퍼트 전 대사는 또 한국의 경항모급 대형수송함 건조 계획 등에 대해 "한국 해군이 진행하고자 하는 전력증강 노력은 태평양을 넘어 전 세계로 뻗어 나가기 위한 것으로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의 해군력 강화는 궁극적으로는 한미동맹 강화에 목적을 두고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한·일 갈등에 대한 해법을 묻는 말에는 "이 사안은 매우 복잡하고 앙금이 깊은 지역의 특성을 가진 현안"이라며 "이 문제를 건설적, 협력적으로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문제로 야기된 한·미 간 갈등 기류 등에 대해서도 자신이 현재 민간인 신분이라는 점을 들어 구체적인 답변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