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박천 우라늄 농축 시험공장의 2002년 위성사진./CSIS
북한 박천 우라늄 농축 시험공장의 2002년 위성사진./CSIS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1일(현지시각) 북한에서 신고된 2개의 우라늄 농축 공장 중 하나인 박천 공장이 현재 산화우라늄 생산이나 우라늄광 처리를 하고 있다는 뚜렷한 흔적 없이 관리 상태에 있다고 밝혔다. 만약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이 시설을 폐기하겠다고 제안했다면 이는 북한의 협상 전술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와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이날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올린 보고서에서 "2002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현재 북한의 핵활동에 대한 박천 공장의 효용성은 분명치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천 공장은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 초에 설립된 것으로 추정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박천 공장은 처음에는 원자로 감속 재료인 흑연이나 희토류 등을 생산하기 위해 옛 소련에 의해 지어졌다가 이후 정제된 우라늄 광석을 생산하는 공장으로 1990년대 중반까지 가동됐다. 2002년 9월에 찍은 사진을 보면 이 일대에 여러 건물이 들어서는 등 크게 개발된 것을 알 수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그러나 2002년부터 2019년까지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박천의 시설은 완전히 가동되지 않고 일부 철 함유 광석을 처리하는 등 관리(caretaker) 상태를 유지하고 있어 현재 북한의 핵 활동에 대한 박촌 공장의 효용성은 불투명하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올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제시한 '5대 핵시설'에 박촌 공장과 평산 공장이 모두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베트남을 떠날 때 김정은에게 '당신은 합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며 "그는 핵시설 5곳을 갖고 있지만 1∼2곳(site)을 없애길 원했다. 나는 그에게 '나머지 3곳은 어쩔 것이냐. 합의를 하려면 진짜 합의를 하자'고 말했다"고 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차 석좌와 버뮤데즈 연구원은 "이 시설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현장을 방문한 이후 25년 넘게 국제 사찰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에 만약 미국과 북한의 새로운 비핵화 선언과 합의가 이뤄진다면 사찰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22/201908220075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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