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미국인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 이는 최근 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이 대북 압박을 통해 북한을 실질적인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19일(현지 시각) 미 국무부가 연방 관보에 올린 공고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미국인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내년 8월 31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이 조치를 취소하지 않는 한 내년 8월 말까지 미국인은 여행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할 수 없다. 다만, 구호 요원이나 언론인 등 특정 분야에 종사하는 미국 시민은 1회에 한해 특별 여권을 발급받아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
 
 북한 평양에서 외국인들이 관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평양에서 외국인들이 관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 정부는 북한에 억류됐다가 혼수상태로 귀환한 뒤 사망에 이른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사건을 계기로 2017년 9월 1일 미국인의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취했다. 이후 지난해 이 조치를 1년 연장했다. 웜비어는 2015년말 북한을 방문했다가 억류돼 17개월 동안 감금, 고문 등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다. 2017년 6월 미국으로 송환되었으나 엿새 만에 사망했다.

미 국무부는 북한 여행금지 조치를 연장하며 "북한으로 여행하는 미국인의 신체적 안전을 해칠 수 있는 체포와 장기 구금의 위험이 계속 존재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무장관의 관할 하에 특별이 검증되지 않은 북한으로의 여행 또는 북한 내 여행, 북한을 통한 여행을 위한 모든 미국 여권은 효력이 없다"고 했다.

이번 조치로 미국인은 내년 8월까지 약 3년간 북한을 방문할 수 없게 됐다. 이는 미·북 비핵화 협상이 교착 상태에 놓인 가운데, 미국이 북한에 실질적인 비핵화 해법을 제시하라고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20~22일 한국을 방문하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가 이 기간 북한과 물밑 접촉을 통한 실무협상 재개의 물꼬를 틀지 주목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20/201908200035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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