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국환(신국환) 신임 산업자원부 장관은 옛 경제기획원 출신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현 경제팀에서 실물(실물)을 아는 몇 안되는 경제관료로 꼽힌다. 신 장관은 “옛날 개발연대와 비교해 산자부의 위상과 정책수단이 많이 줄었다고들 하지만 아직도 산자부가 취약한 시장기능을 대신해서 해야 할 산업정책은 많이 남아 있다”며 ‘적극적인 정부개입론’을 주장했다. 오랜 만에 ‘친정’에 복귀한 신 장관을 김광현(김광현) 경제과학부장이 만나보았다. /편집자



―현안부터 묻겠습니다. 휘발유와 LPG 가격을 조정하는 정부의 에너지 가격체제 개편안이 거의 막바지 단계에 와 있습니다. LPG 가격 인상률은 어느 정도로 할 생각입니까. 또 이번에 휘발유 가격도 조정하는 겁니까?

“아직까지 관계부처간 협의가 끝나지 않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가격을 올리더라도 소비자의 부담이 일시에 늘지 않도록 여러 해에 걸쳐 단계적으로 나눠 올릴 생각입니다. 물론 장애인, 국가유공자, 택시운송업자 등에 대해서는 LPG 가격인상에 따른 타격이 최소화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휘발유 가격은 현 수준이 적정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국제 유가(유가)가 불안해지면서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겠다는 범(범)국민적인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도 무조건 에너지 가격만 올리지 말고, 버려지는 에너지의 재활용 등 정책적인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사업체들이 자발적으로 협약을 맺거나 에너지절약형 시설을 새로 만들 때 정부가 지원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또 대형건물이나 공동주택은 에너지절약 전문기업(ESCO)의 컨설팅을 통해 필요한 시설을 교체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증가하는 데 따른 에너지 소비량의 증가율을 나타내는 에너지 탄성치를 현재 0.83에서 3년 내에 선진국 수준인 0.5이하로 줄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경북 월성지역(봉길 원자력발전소)과 고리지역(효암·비학 원자력발전소)에 세워지는 원자로의 노형(로형) 선정이 자꾸 늦어지고 있습니다. 언제쯤 선정하실 생각입니까.

“새로 만들어질 원전은 준공 일정 때문이라도 빨리 노형을 결정할 것입니다. 한국표준형 원전과 캐나다형 중수로가 경쟁하고 있는 봉길(신월성)원전의 경우 상업적 고려와 기술적 측면에서 노형을 선정할 것입니다. 캐나다측이 내놓은 새 모델인 캔두 9(90만㎾)는 세계에서 아직 한번도 지어본 적이 없는 모델입니다. 원전 노형을 결정할 때 무엇보다도 다른 원전과의 기술적인 일관성을 갖도록 기종을 선정할 생각입니다. 또 유지, 보수 비용이 적게 드는 모델을 선택할 것입니다. 흔히 알려지듯 캐나다측의 로비는 전혀 없습니다. 효암·비학(신고리)원전은 한국형 경수로형 원전이 확정된 상태입니다. ”

―남북 경협의 제1순위는 아무래도 전력 지원이 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력 지원 방식을 놓고 남한의 잉여(잉여) 전력을 지원하는 방법과 북한 발전소를 수리해 지원하는 방식 사이에 약간 혼선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남북간의 구체적인 협상이 있어야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남한의 잉여 전력을 지원하는 방식이 더 실효성이 크다고 봅니다. 북한의 노후 발전소를 고쳐서 그 성능이 복구되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듭니다. ”

―한국중공업과 한국전력의 민영화는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한국중공업의 경우 현재 추진 중인 기업공개와 미국 회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9월까지 끝냅니다. 10월에는 공개입찰로 한중의 새 주인을 찾아줄 생각입니다. 한중의 새 주인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중공업체를 이끌어 갈 만한 자금력과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재벌) 가운데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필요하다면 한국전력의 발전 설계 관련 분야까지 묶어 한중에 몰아줘 경쟁력을 높이겠습니다. 한국전력도 국회에 상정된 전력산업구조개편안이 빨리 통과될 수 있도록 국회의원들에 대한 직접 설득작업을 벌여 나가겠습니다. ”

―업종간 경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반도체나 자동차, 중공업 등 특정 산업만 호황이고 나머지 업종은 아직 어려운 상태입니다.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 분명히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7700개의 벤처기업이 있지만 이 중 90%는 살아남기 어려울 겁니다. 너무 벤처기업을 과장해서 떠들면 안됩니다. 이보다는 근로의욕에 불을 지펴 산업생산성부터 끌어 올려야 합니다. ”

―장관급 가운데 처음으로 관용차로 미국제 승용차를 구입했는데, 타고 다니십니까.

“우리 자동차의 수출 확대를 위해 외제차를 구입했습니다. 우리 부를 방문하는 외국 귀빈이나 행사용 차량 등 의전용으로 이용할 계획입니다. ”

/정리=김영수기자 yskim2@chosun.com

/조희천기자 hcch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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