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北 신무기 3종세트에 당혹
 

북한이 10일 새벽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그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신형이다.

올 들어 북한이 잇따라 발사한 이스칸데르와도 다른 전술 미사일이라는 점에서 군 당국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군은 당초 비행고도(48㎞)가 다른 탄도미사일보다 낮았고 비행 거리(400여㎞)와 최대 속도(마하 6.1) 등을 감안할 때 이스칸데르급일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북한 매체가 11일 공개한 사진에 등장한 2발의 미사일은 외형이 미국제 '에이태킴스(ATACMS)'나 우리 군이 지난해 개발을 완료한 한국형전술지대지미사일(KTSSM)과 흡사했다. 북한은 이스칸데르나 신형 400㎜급 대구경 방사포(다연장로켓) 때와는 달리 신형 미사일의 명칭이나 구체적인 성능을 공개하지 않았다.

◇공군 활주로, 지하 벙커 파괴용일 수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사일 발사 직후 "우리의 지형 조건과 주체전법의 요구에 맞게 개발된 새 무기"라며 "기존의 무기 체계들과는 또 다른 우월한 전술적 특성을 가진 무기 체계"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7차례에 걸쳐 시험 발사한 이스칸데르(5차례)나 신형 대구경 방사포(2차례)와는 다른 전술적 장점이 있다는 얘기다.

이번 신형 전술미사일은 이스칸데르나 신형 대구경 방사포에 비해 큰 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백 개의 자탄(子彈)을 탑재해 넓은 지역을 초토화하는 확산탄(집속탄)일 가능성이 작지 않다.
 

또 지하 관통 능력이 뛰어난 '벙커버스터형' 탄두가 탑재될 수도 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북 신형 미사일은 외형 외에도 미사일 발사관에서 45~50도 각도로 발사된 점, 최대 비행고도가 50㎞ 가까이 됐다는 점 등이 미 에이태킴스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다만 에이태킴스는 길이 4m, 직경 60㎝, 최대속도 마하 3, 최대 사거리 300㎞이지만 북 신형 미사일은 이보다 크고 비행거리도 길었으며 속도도 2배가량 빨랐다.

한국군과 주한 미군이 보유 중인 에이태킴스 미사일은 수류탄과 비슷한 위력을 갖는 자탄 950발을 탑재, 1발로 축구장 3~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다. 한 소식통은 "북한이 신형 전술미사일에 활주로를 파괴하는 특수 자탄 수십 발을 탑재해 F-35 스텔스기가 배치된 청주기지 등 우리 공군기지 상공에서 터뜨려 활주로를 가동불능 상태로 만들 수 있다"며 "수백 개의 자탄으로 성주 사드기지를 무력화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m 두께의 콘크리트를 관통하는 탄두를 탑재해 평택기지에 건설될 한미연합사 지하벙커나 미사일 사령부 등 전략 목표물을 정밀 타격할 수도 있다. 북한 매체는 이동식 발사 차량(차륜형)에 2개의 미사일 발사관을 탑재한 모습도 공개했다.

◇신무기 3종 세트로 세대교체

북 신형 전술미사일은 이번에 사실상 첫 발사가 이뤄진 것이다. 따라서 실전 배치까지 여러 차례의 추가 시험 발사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신형 전술미사일 개발로 이스칸데르급 미사일, 신형 대구경 방사포와 함께 한국군의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를 무력화하거나 뒤흔들 수 있는 신무기 3종 체계의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까지 남한을 위협해온 북한의 단거리 타격 전력은 탄도미사일인 스커드 미사일(사거리 300~1000㎞)과 장사정포인 240㎜ 방사포(최대 사거리 60~70㎞), 170㎜ 자주포(최대 사거리 54㎞)가 핵심이었다. 스커드 미사일은 액체 연료 방식이어서 발사 준비에 1시간~1시간 30분가량 시간이 걸리고 정확도가 매우 낮다는 것이 단점이었다.

하지만 이스칸데르와 신형 전술미사일은 모두 고체 연료 방식 이어서 15분 이내 즉각 발사가 가능하다. 더구나 신무기 3종 세트는 모두 비행고도가 낮아 레이더 탐지 시간이 짧고 그만큼 요격이 쉽지 않다. 군 소식통은 "북 스커드 미사일이나 구형 방사포들은 생산된 지 30년이 넘어 세대교체용으로 신형 미사일들과 방사포를 개발한 것 같다"며 "킬 체인과 KAMD 등에 대한 전면적인 보완 작업이 필요하게 됐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8/12/20190812002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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