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미 군사연습과 남측의 신형군사장비 도입에 반발해 지난 25일 신형 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위력시위사격'을 직접 조직, 지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는 31일 북한이 원산 갈마 일대에서 동북방 해상으로 단거리 탄도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날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고도는 30여km, 비행거리 250여km로 파악됐다고 합참은 전했다. 250km는 미사일 발사지인 원산 갈마에서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평택 캠프 험프리스 미군기지까지도 사정권에 드는 거리다. 군사 전문가들은 "분명한 한국 타격용"이라며 "우리 군의 요격체계를 무력화 시키려는 시도"라고 했다.

특히 이날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지난 25일 발사한 탄도미사일보다 20여km 더 낮게 비행했다. 방어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사일은 비행고도가 낮을수록 레이더로 일찍 탐지하기 어려워진다. 지구가 곡면(曲面)이기 때문에 미사일이 일정 고도 이상 올라와야 레이더로 탐지할 수 있는데, 미사일이 낮게 날면 그만큼 탐지를 늦게할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요격 가능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한·미 양국군이 갖고 있는 신형 패트리엇 PAC-3 CRI는 최대 요격 고도가 15~20㎞고, 주한미군이 보유한 최신형 패트리엇 PAC-3 MSE는 최대 요격 고도가 40㎞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고도가 낮을수록 우리 탄도탄 요격체계가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어 요격 확률도 낮아진다"며 "종말 단계에서 회피 기동까지 한다면 실제 요격 확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했다. 또 "표적당 요격 미사일 발 수를 늘려야 요격 확률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방어하는 우리 입장에선 요격체계를 더 갖춰야 되는 부담이 생긴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도 우리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안이하게 대응한다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당시 우리 군의 주요 감시·정찰 자산인 이지스함과 공중조기경보통제기도 출동하지 않았다. 사전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동향을 알고 있었다면, 우리의 감시·정찰 자산들을 적극적으로 배치했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당시 군은 두 번이나 미사일 비행거리를 잘못 탐지해 발표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 2발이 각각 430㎞를 비행했다고 했다가, 두 번째 미사일은 690km를 날아갔다고 수정했다. 그러다 다음날이 되어서야 2발 모두 비행거리가 600㎞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수정 발표했다. 600km는 미사일 발사지인 호도반도에서 제주도를 제외한 한반도 전역이 사정권 안에 드는 거리다.

한 예비역 장성은 "오늘 중앙방공통제소(MCRC)와 이지스함이 북한 탄도미사일을 최초로 포착했다는 것은 지난번 미사일 발사 때 우리 군이 탐지·분석을 제대로 못했다는 방증"이라며 "군이 북한의 선의를 믿고 안이하게 대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7/31/2019073101334.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